|2026.03.03 (월)

재경일보

러' `파워맨' 세친 부총리 방한 주목

모스크바 기자

러시아 내 권력 핵심으로 꼽히는 이고르 세친 부총리가 러시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정·재계 인사를 대거 이끌고 18일 한국을 찾는다. 17일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모스크바 한-러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한승수 국무총리는 세친 부총리의 한국 방문을 초청했지만 에너지, 환경, 원자력 담당 부총리로 금융위기 뒷수습에 미처 `짬'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불과 2주 전 우리 외교 라인을 통해 한국 방문 의사를 전격적으로 통보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일례로 평가되고 있다. 양국은 지난 정상회담 이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관계가 격상되고서 경제, 과학,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구체화하는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방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친'이란 인물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 최고 실력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최측근으로 푸틴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일명 `페테르 사단'에 속한다. 90년대 푸틴 총리가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서 근무하던 시절 첫 인연을 맺은 뒤 푸틴의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으로, 지금은 푸틴 총리 아래 부총리로 푸틴의 의중을 가장 잘 읽은 인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이사회 의장으로 푸틴 정권 8년간 석유산업에 대한 국가 통제 작업을 사실상 총괄해 왔다.

그와 동행하는 인물들만 봐도 그의 파워를 실감케 한다. 에너지 장관을 비롯해 지하자원청장, 산업 통상부 차관, 로스네프티 사장, 통합전력공사 이사장, 국영 방산기업 로스테코놀러지 사장, 최대 송유관 회사 트란스네프티 사장, 대외경제개발은행장, 철강 기업 메첼 사장, 그리고 8개 러시아 언론사 기자들이 이번 방문길에 함께 한다. 따라서 이번 방한이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주요 산업 부문 전반에 걸쳐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스네프티 이사회 의장인 그가 답보상태에 머문 `서캄차카 해상 광구 탐사 사업'과 관련, 우리에 희소식을 전해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5일 로스네프티와 서캄차카 해상광구 탐사사업을 재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러시아 정부로부터 아직 탐사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그는 19일 삼성 중공업 거제조선소에 들러 이 회사가 수주한 러시아 유조선 명명식에 참석하고 당일 서울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한 뒤 20일에는 삼성 수원공장을 견학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 총리를 차례로 예방한다.  앞서 세친 부총리는 18일 사할린에서 열리는 러시아 첫 액화천연가스(LNG)기지 준공식에 참석, 이 장관과 회동하는데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이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모스크바 한 외교 소식통은 "세친 일행의 방문은 양국 간 호혜적 실질협력의 기반을 조성하고 양국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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