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외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원화, 주가, 채권 등의 가치가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조달이 다시 어려워지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유럽 일부 국가의 부도 우려, 미국 뉴욕 증시 급락 등의 해외 악재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작년 9~10월과 같은 공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외국인 7일간 주식 순매도 1조…환율 1,500원 가시권
대내외 악재로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째 급등세를 이어갔고 코스피지수는 사흘 연속 떨어져 1,100선을 위협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2.50원 상승한 1,46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간 87.00원 급등하면서 작년 12월5일의 1,475.50원 이후 두 달 반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은 국내외 악재들이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수급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해 주가와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최근 7거래일 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1조 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수출이 예상외로 급감해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졌고 동유럽 등의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투자자산을 회수하려는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또 3월이 다가오자 단기외채 상환 압력이 현실화될 조짐까지 보이면서 위기감도 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신인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7일 현재 4.12%포인트로 작년 말에 비해 0.9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작년 12월5일 이후 두달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외환스와프시장에서 현, 선물환율 간 차이인 외환스와프 포인트(1개월물)는 -0.85원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달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원화를 대가로 외화를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 원화 "당분간 약세"
앞으로 외환시장은 전고점인 원.달러 환율 1,500선을 돌파할지, 코스피지수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화의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과 러시아의 금융시장 불안과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신청 가능성, 북한의 미사일 발사 우려, 수출둔화 등 대내외 악재가 해소되기 전에는 원화의 강세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국도 상황이 더 악화될 때를 대비해야 하므로 섣불리 개입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거나 수출업체 물량이 집중돼야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현재의 상승 속도가 유지되지 않더라도 1,500원 돌파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외환시장은 1분기에는 상당히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3월이 변곡점"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대해 당분간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실물경제의 저점 확인과 회복 여부, 외환과 금융시장의 안정여부를 지켜보면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그간 증시와 외환시장이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안정을 찾았으나 근본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금융시장 불안 현상이 작년 9~10월의 금융위기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하면서 2~3월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국내 금융시장에 해외 악재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미국 등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돼야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저금리와 유동성 팽창에 따른 효과가 맞물려 급증한 시중 부동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유동성 흐름 자체는 돈맥경화가 심화됐던 작년 9~10월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는 "1차적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변수인데 금융시장 교란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2~3월이 변곡점"이라며 "이르면 수개월 내에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의 부동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성권 이코노미스트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동유럽과 미국 등 국제금융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라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올해 하반기에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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