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은행 지원 ‘봇물’..도덕적해이 우려

정부가 금융회사의 자본 확충과 기업 구조조정 등을 위해 대규모의 신종 공적자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명한 자금 운용 방안과 사후 관리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은행들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기업 구조조정에 미온적인데다 외화 조달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정부 지원에만 기대는 등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안정기금의 설치를 담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또 40조 원 한도의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하는 자산관리공사법 개정안도 마련했으며 이들 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안정기금은 금융회사의 자본 확충과 대출과 채무보증 등에, 구조조정기금은 금융회사의 부실 채권이나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 매입에 쓰인다.

 

두 기금은 현행법상 공적자금에 해당하지 않는 유사 공적자금으로, 최소 비용의 원칙은 물론 지원을 받는 금융회사에 공평한 손실 부담과 자체 구조조정 노력을 요구하는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감사원의 감사 대상도 아니다.

 

금융안정기금은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회사 정리와 자본 확충을 맡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아닌 향후 신설될 한국정책금융공사에 설치될 예정이어서 편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금융안정기금을 과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처럼 별도 기구가 아닌 정책금융공사 운영위원회의 심사.의결을 거쳐 금융회사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경영권 개입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실 금융회사의 정리에 쓰이는 예금보험기금에 출연이나 대출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산관리공사에 설치되는 구조조정기금의 규모는 외환위기 때 조성한 부실채권정리기금 21조6천억 원(재활용 자금 제외)보다 크지만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총 20조 원 가운데 1차로 12조 원을 투입할 예정인 은행자본확충펀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 대가로 은행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만들어 은행채와 회사채 등을 사들이고 있다.

 

정부의 이런 대책들이 그동안 무분별한 외형 확대 경쟁을 벌여온 은행들이 반성이나 자구노력 없이 정부 지원에만 기대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채권금융기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 원칙을 수차례 제시했지만 은행들은 건설.조선사에 대한 1차 신용위험 평가에서 보듯이 퇴출 판정을 내린 기업에 대해 손실 부담과 해당 기업의 반발 등을 우려해 처리를 미루고 있다.

 

또 외화 조달은 외환당국의 달러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재계는 대기업의 대출 만기 연장과 자율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경영권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의 돈인 공적자금의 운용을 감시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업과 은행이 일시에 부실화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환란 때와 같은 방식의 공적자금 운용이나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힘들다"며 "금융안정기금을 투입할 경우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어 점검하고 국회 상임위에는 반기별로 지원 내역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코스피 5,200 진입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코스피 5,200 진입

국내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코스피 지수를 사상 처음으로 5,200선 위로 끌어올렸다. 미 연준의 금리 동결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와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의 새로운 고점이 열리는 모습이다.

환율, 美 재무 '엔 개입 부인'에 1,428.0원으로 반등

환율, 美 재무 '엔 개입 부인'에 1,428.0원으로 반등

원/달러 환율은 2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미 외환 당국의 엔화 개입 부인 발언 등의 영향으로 소폭 반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美 트럼프 발언에 코스피, 5,100 첫 돌파…삼전 '16만전자'

美 트럼프 발언에 코스피, 5,100 첫 돌파…삼전 '16만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화 발언 영향 등으로 한국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28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5,100선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는 ‘16만전자’를 달성하며 국내 증시의 상징적 전환점을 알렸다.

코스피 사상 첫 5000선 돌파…코스닥도 1000선 마감

코스피 사상 첫 5000선 돌파…코스닥도 1000선 마감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5.26포인트(2.73%) 급등한 5,084.8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4천204조원을 기록, 4,000포인트 돌파 당시(3천326조원)보다 무려 850조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진단] ] 관세 충격 속 코스닥 급등…차익실현·밸류 부담

[금융진단] ] 관세 충격 속 코스닥 급등…차익실현·밸류 부담

트럼프발 관세 쇼크에 자동차주가 흔들리고 있지만, 코스닥은 정책 기대감을 등에 업고 7%대 폭등하며 '천스닥'을 탈환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의 단기 과열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경고하는 한편, 실적 시즌을 맞아 시장의 무게중심이 다시 대형주로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