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부천영화제서 상영하는 한국 저예산영화, 장르의 역사를 다시 쓴다!

동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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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낮술>과 <똥파리> 등 영화제에서 선보인 저예산 영화들의 약진이 눈부신 가운데 장르영화의 역사를 뒤바꿀 무서운 신예들의 작품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16~26, 집행위원장 한상준)에서 대거 선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먼저 한국 좀비 영화의 새로운 발견이라 말해지는 <이웃집 좀비>는 총 2천만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옴니버스 영화다. 오영두, 류훈, 홍영근, 장윤정 등 4명의 감독이 촬영과 연출을 번갈아 가며 만든 이 영화는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인간과 좀비의 공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 저예산 영화가 주목하는 소수 계층에 대한 관심이 한국 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캐릭터인 좀비라는 존재를 통해 나와 다른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 영화제 권용민,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조지 로메로 이후 넥스트 좀비 세대를 예감하게 할 만큼 장르적 재미가 충만하다”는 평가를 내릴만큼 가장 기대가 큰 영화다. 소재주의적 발상에 그치지 않고 좀비라는 캐릭터의 본질을 꿰뚫으면서,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탄탄한 연출력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특히 저예산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는 완성도 높은 특수효과가 눈길을 끈다. 최근 개봉한 <로니를 찾아서>와 <반두비> 등 점점 다양해지는 한국 사회의 스펙트럼이 좀비를 통해 드러난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의 진일보한 측면과도 맞닿아 있다.

<이웃집 좀비>와 더불어 코믹호러를 표방하는 <노르웨이의 숲>(감독 노진수)은 한국영화에 생소한 B급 호러를 선보이며 기존 한국 공포영화의 구조를 뒤엎는다. 기존의 호러가 진지하거나 무섭다면 B급 호러의 세계에선 모든 ‘공포’의 대상이 가볍고 웃기다. 증거 인멸을 위해 시체를 유기하려던 두 명의 건달이 숲에서 시체를 잃어버리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발칙한 웃음을 선사한다. 골 때리는 상상력으로 무장한 노진수 감독은 이후 <노르웨이 호텔>과 <노르웨이 병원> 등 ‘노르웨이’ 3부작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은실이’ 배우 전혜진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블러디 쉐이크>(감독 김지용)는 판타지심리드라마를 표방하는 영화로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이야기 구조와 섬세한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얽히고설킨 7명의 주인공들과 5가지 이야기가 우연처럼 맞물리면서 인간 내면에 잠재된 악을 조망한다.

이 밖에 한국 20대 청춘을 그린 두 편의 작품이 각기 다른 측면에서 한국적 젊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목이 인상적인 <나쁜 놈이 더 잘잔다>는 인생반전을 꿈꾸는 겁 없는 청년들의 총기강도 행각을 그린 영화로 잘 될 리 없는 청춘의 그늘을 포착한 작품. 최근 청년 실업률 증가와 묘하게 맞물리면서 사회적 울림을 자아내는 이 영화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조감독 출신인 권영철 감독이 연출했으며 김흥수와 조안이 출연한다. 불타는 사랑에 대한 드라마 <불타는 내마음>(감독 최원섭)은 짝사랑한 여자와 연애를 시작하지만 취업 실패와 탈모로 고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열정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20대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무서운 신예들로 무장한 한국 장르영화의 약진이 최근 주류 영화의 부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번뜩이는 상상력과 장르적 재미로 충만한 이 5편의 영화들이 어려운 한국영화산업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는 16일 개막하는 부천영화제에서 장르영화의 새로운 기대주들을 만난다면 한국영화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웃집 좀비>(감독 오영두, 류훈, 홍영근, 장윤정)
한국/2009/85분/HD/컬러/WORLD PREMIERE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삼은 한국영화다. 6개의 이야기가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설명이 모자란다. 믿을 수 없는 적은 제작비를 가지고 영화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좀비와, 그의 가족, 친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명 지금까지의 좀비영화와는 어딘가 다르다. 정말 당신의 친구가 좀비가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한국 좀비영화의 새로운 발견이자 넥스트 좀비 세대의 탄생을 선언하는 작품.

<노르웨이의 숲>(감독 노진수)
한국/2009/86분/HD/컬러/WORLD PREMIERE
코믹 호러를 내세운 한국의 저예산 장르영화. 시체를 버리러 숲을 찾은 두 명의 건달. 땅을 파던 사이에 시체가 사라졌다. 같은 시간, 밀회를 즐기는 불륜커플과 세 명의 불량 학생들이 숲을 찾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목적을 이루기 전에 그들을 노리는 또 다른 등산객과 만나야한 다는 사실.

<블러디 쉐이크>(감독 김지용)
한국/2009/140분/HD/컬러/WORLD PREMIERE
여러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탐험한 작품. 시각장애인 수경과 정신이 부자유한 삼촌. 그들 앞에 나타난 두 남자, 찬우와 우택. 우택을 싫어하는 정육점의 지니,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루피. 망가져 가는 루피를 찾아다니는 신부. 그리고 샐러리맨 만호. 그들이 꿈꾸는 폭력인 판타지로의 기묘한 여행.

<나쁜 놈이 더 잘잔다>(감독 권영철)
한국/2009/85분/HD/컬러/WORLD PREMIERE
어떻게 하면 어딘가로 도망칠 수 있을까? 짐만 되는 가족이 원망스러운 윤성은 캐나다 이민이 무산되고 빚까지 지게 되자 친구인 종길, 영조에게 도움을 청한다. 은행강도로 돈을 마련한 윤성은 그러나 조여 오는 일상의 굴레에 점차 파멸로 치닫는다. 인생반전을 꿈꾸는 겁 없는 청춘들의 막장발버둥이 쓰디쓴 현실의 눈물 맛을 전해주는 액션 느와르 드라마.

<불타는 내마음>(감독 최원섭)
한국/2008/93분/HD/컬러/WORLD PREMIERE
밝고 건강하면서 섹시한 영화가 가능하다면 바로 이런 작품일 것이다. 애타는 마음으로 보람을 수년간 짝사랑한 병렬. 집요한 구애 끝에 마침내 불타는 사랑을 이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들에게도 권태기가 찾아오고, 두 사람은 자주 다툰다. 취업난과 탈모와 그녀를 노리는 경쟁자들에 맞서, 두 사람이 만드는 좌충우돌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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