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바닥만 생기면 남양재<동남아산 목재>가 깔리고 있다”

나무신문/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기자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신장…원목공급 감소 등 불안요인 상존
WPC 등 대체재 약진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대책 강구해야’


남양재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원목수급 불안, 대체재 시장의 부각 등으로 자칫 불안한 미래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어디 바닥만 생기면 남양재가 깔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양재는 이미 조경재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미송 방부목 수요를 추월하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오고 있다. 또 이러한 관측이 상당부분 과장돼 있다고 보는 측 역시 지난해 대비 최소한 2배 이상 수요가 늘어났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남양재의 가파른 약진에도 불구하고, 조경재 시장에 안착했다고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 전반의 진단이다. 이는 점차 만성화되고 있는 원목수급 불안과 플라스틱합성목재(WPC)와 같은 대체재들의 무시할 수 없는 수요증가세 등 불안요인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남양재는 통상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PNG), 솔로몬군도 등 동남아산 목재를 말하며, 현재는 인도네시아산 원목은 수출이 중단된 상태다. 또 이들 국가의 원목 중에서 조경시설에 주로 쓰이는 수종은 울린, 말라스, 방키라이, 부켈라, 니아토, 멀바우 등 특정 수종에 국한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산지의 원목생산량은 매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대부분 천연림으로 이루어진 이들 국가들의 벌채량은 자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지속적인 벌채로 인해 원목을 생산할 수 있는 산판이 더욱 깊은 밀림 속에서 형성됨으로써, 작업환경이 악화되고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원목생산량 감소세에 일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잠시 주춤했던 중국의 원목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도 국내 원목 수급에 큰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브라질 등 남미재와 아프리카재 등으로의 수종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비교적 높은 가격과 수종에 대한 낮은 인지도 등으로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WPC의 시장점유율 상승 또한 이와 같은 남양재 공급불안과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운 관련업계의 공략으로 전체 목재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생산과정에서의 친환경성이 제품 자체의 친환경성으로 오인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인천의 한 남양재 원목 수입업체 대표는 “원목이 들어오면 곧바로 소진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가수요까지 붙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수요부족으로 원목수입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것에 비추어볼 때 ‘시장이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산지의 원목공급이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솔로몬만 예년 80만㎥ 수준에서 150~170만㎥으로 늘어났을 뿐, PNG는 500만㎥에서 200만㎥ 수준으로, 말레이시아는 1600만㎥에서 400만㎥ 수준으로 각각 국내 도입량이 줄어든 상태”라며 “여기에 중국 수요가 최근 빠르게 되살아나면서, 한국은 점차 ‘매력 없는 손님’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방부목과 남양재 조경재를 함께 생산하고 있는 영풍목재 박세환 대표는 “5월부터는 거의 남양재만 생산하고 있으며, 매일 야근까지 하는 데도 수요를 대기 힘든 상황이다”며 “‘어디 바닥만 생기면 남양재를 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양재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또 “올초까지만 해도 미송 방부목 생산과 남양재 생산 비율이 7:3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4:6 정도로 남양재 비율이 미송을 추월했다”며 “주요 수요처 또한 관급 조경시설 공사는 물론 판교와 같은 신도시 아파트 조경시설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목 수급발안에 대해 박 대표는 “원목 공급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한 번에 대량으로 원목을 확보하기 힘든 점도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라며 “남양재의 경우 원목에서 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목재수율이 보통 30% 밖에 안 된다. 이는 5만재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5만재의 원목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판교의 한 아파트 조경공사에 15만재의 제품이 들어갔다. 앞으로 이처럼 덩치가 커지는 공사에 대한 원목공급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의 대표적 목재업체 중 하나인 태원목재 김영훈 과장은 “남양재 수요가 지난해 대비 200% 이상 늘어났으며, 남미재의 수요 또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방부목 30%, 남양재 40%, 남미재 20%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앞으로는 남미재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뻬나 로즈마리, 꾸마루 등은 그 월등한 품질력이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남미재의 수요는 관급공사 50%, 건설사 30% 선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WPC에 대한 업계차원의 대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인천의 한 조경시설재 생산업체 관계자는 “최근 부산의 한 데크 관급공사에 이뻬를 평당 32만원에 공급키로 했지만, 오히려 평당 37만원을 제시한 WPC가 채택됐다”며 “‘최고의 수종’인 이뻬가 가격이 낮았음에도 채택되지 않았다는 것은, WPC업계의 공세가 심상치 않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WPC 채택의 이유에 대해 담당자는 ‘반연구적으로 쓸 수 있고, 하자가 없으며, 친환경적인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WPC를 먼저 사용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캐나다, 중동 등에서는 이미 하자에 대한 보고가 있다. 이러한 사실이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려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WPC가 친환경적이라는 의미는 목분과 같은 폐자재를 플라스틱과 섞어서 재활용했다는 ‘생산과정에서의 친환경성’이지 결코 제품 자체의 친환경성은 아니다”며 “그런데 이것이 마치 소비자들이 접촉하는 ‘사용과정에서의 친환경성’으로 오인되고 있는 것은 문제이며, 또 플라스틱 특유의 ‘폐기과정에서의 유해성’에 대한 진단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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