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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 장학금 익명 배달 노인, 광주의 ‘과일 기부천사’

신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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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편지 전남 담양군에 익명의 기부자가 2억원의 돈 상자를 보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오전 담양군청에서 공개된 기부자의 편지. 이 익명의 기부자는 소방대 장학금으로 써줄것을 부탁했다. (사진=연합뉴스)
사랑의 편지 전남 담양군에 익명의 기부자가 2억원의 돈 상자를 보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오전 담양군청에서 공개된 기부자의 편지. 이 익명의 기부자는 소방대 장학금으로 써줄것을 부탁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0일 전남 담양군청에 2억원의 장학금이 익명으로 배달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각박한 현실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60대 중반 남자로 추정되는 이 기부자는 돈을 보내는 과정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곳곳에 흔적을 지우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훈훈하게 했다.

기부자는 우체국에서 돈 상자를 보낼 당시 챙이 넓은 모자를 써 얼굴 일부를 가렸다.

발송인란에는 존재하지 않는 서점이름을 적었으며 돈다발을 묶은 종이 끈마다 찍힌 은행도장은 까맣게 덧칠해 알아볼 수 없게 했다.

돈의 쓰임새를 지정한 메모에도 보낸 사람 이름 대신 `군민'이라고만 적어 자신을 숨겼다. 

모두가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이 시대, 이 노인 같은 독지가들이 한국 곳곳에서 등불을 켜고 있다. 

광주 북구에는 `과일 기부천사'로 잘 알려진 독지가가 있다.

광주에서 농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만 알려진 이 독지가는 지난해 추석을 앞둔 9월 8일 배 570상자를 북구에 기증하면서 기부 행진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1일에는 귤 1천 상자(시가 1억 원)를 북구청 마당에 내려놓고 홀연히 사라졌으며 설을 앞둔 지난 1월 22일에는 배 500상자를 기탁했다. 모두가 행복한 명절에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의미였다.

북구는 "이 독지가가 외환위기 당시 사업실패를 딛고 일어선 뒤 이웃을 돕기로 하고 자신이 팔려고 산 과일 일부를 기탁하고 있다"며 독지가의 신원에 대해서는 `절대비밀'을 유지하고 있다.

2007년 12월 20일에는 법조계에서 일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천만원 묶음 3개를 내놓으며 주위를 깜짝놀라게 했다.

이밖에 2002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햅쌀 10여 가마를 영광군 불갑면사무소 앞에 몰래 놓고 가는 농민, 지난 1월 순천시 매곡동 사무소에 쌀을 보내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은 기부자, 2007년과 지난해 완도군에 쌀을 보내며 `양이 적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독지가들은 곳곳에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천사가 되고 있다.

시민 주모(31)씨는 31일 "둘러보면 온통 힘든 일 뿐인데 이런 소식을 들을 때는 잠시나마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며 "구석구석 숨어 있는 얼굴없는 천사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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