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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신은 젊은 부인이 호텔방안에 들어섰다. 카페트위를 천천히 걷던 부인은 침대앞에 멈춰섰다. 이불위에 올려있는 그림들, 테이블, 쇼파는 물론 방안은 온통 그림판이다. 심지어 화장실, 욕조까지 그림은 물론 조각품까지 가득하다. 부산 해운대 센텀호텔에서 열린 알토아트페어는 관람객을 호텔객실로 초대했다.
지난 14~16일까지 열린 <알토아트페어 부산 2009>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호텔아트페어다. 한국 일본 중국등 갤러리-작가 50여곳이 참여, 76개 객실에서 개최됐다. 아트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은 물론 갤러리화상들도 호텔아트페어는 로비나 라운지에서 열리는 줄 알았다고 했다. 호텔객실에서 열릴 줄은 몰랐다며 신기하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호텔아트페어는 미국 뉴욕, 마이에미, 베를린 등 주요 예술 도시에서는 10여전부터 진행되온 전시 형태다. 2년전부터는 일본 도쿄,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새로운 형식의 아트페어로 부상하고 있다.
호텔아트페어는 판에 박힌 전시가 아니다. 벽에 못을 박아서는 안되고 가구도 치울 수 없다. 마치 내방에 있는 작품을 보여주는 것 같은 전시, 이것이 호텔아트페어의 묘미다.
낯설게 시작된 호텔아트페어. 처음이어서 헤프닝도 벌어졌다. 어떤 객실은 신기하게도 전시장처럼 벽에 그림들을 내걸었다. 못을 박지 않았지만 접착테이프를 이용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테이프가 떨어졌고 벽지가 뜯어졌다. 화상은 벽지값을 물어줘야 할판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또 TV를 떼내고 침대를 빼기도 했다. 좁은 방에 한점이라도 더 전시하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호텔객실이긴 하지만 작은갤러리 같은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객실문은 활짝 열렸지만 관람객은 물론 화상, 작가들도 어색하고 조심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새로운 것도 시간앞에선 무기력한 법. 문앞에서 쭈뼛하던 관람객들은 금새 익숙해졌다. 방방마다 들락날락하며 재밌다는 반응이다. 장소가 주는 즐거움이 신선하다고 했다. 호텔인테리어도 볼 수 있고 제한적이기긴 하지만 집안에 걸릴 그림의 효과도 미리 알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부 갤러리화상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홍보도 미흡해 손님도 적고 매출효과가 없다며 환한 모습이 아니다. 아트페어에서는 작품을 포장하는 테이프소리가 쫙쫙 들려야 하는데 방방마다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휴가철이어서 타이밍도 좋지 않고 경기가 불황인 탓도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며 호텔아트페어를 국내에 선보인 알토아트페어 대표 크리스탈 김은 "전반적으로 매출실적이 저조하긴 하지만 매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5000만원이 훌쩍 넘는 백남준, 박서보 화백의 작품등 몇몇 고가의 작품도 팔려나갔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판매됐다. 그는 이번 아트페어의 기대에 못미친 성과는 아쉬움을 남긴 반면 한국미술시장에 새로운 미술품 유통창구의 물꼬를 열었다는데 의미를 두었다.
비온뒤 무지개가 뜬다고 했던가. 경기불황으로 주춤하고 있는 미술시장은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한창이다.
호텔 아트페어는 관람객에나 화상에게나 별난 이벤트다. 객실이 전시장이 된 이상 조용하고 조심하기보다 뻔뻔(fun-fun)했으면 한다. 미술품은 컬렉터는 물론 화상들도 즐기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다양함을 추구하는 컬렉터는 이미 보는 눈이 달라졌다. 창고방출도 좋지만 화상에겐 장소에 맞는 펀-마케팅을 넓힐 기회다. 부산 레지던스호텔에서 처음 열린 알토아트페어와 달리 서울 특1급 하얏트호텔에서 펼쳐지는 두번째 호텔아트페어는 재미있는 축제가 되길 기대해본다.
박현주<열정의 컬렉팅저자/미술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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