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국내 외화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내 단기외채 문제도 큰 고비를 넘겼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39.6%)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 6월 말에는 38.7%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단기외채 비중이 여전히 높은데다가 국제금융시장이 언제 다시 요동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선진국 금융회사의 부실문제와 동유럽 국가의 부도 가능성 등에다 경제의 회복이 본격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원자재 가격 앙등으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미래를 대비하는 단기외채 관리에 초점을 두자. 과거 단기외채 급증과 이것이 국내 외화유동성과 외환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기초로 재발 방지를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국내 외채관리지표의 추이를 보면,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지표들이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바로 은행의 단기외채가 급증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의 원인은 국내기업 및 펀드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에 따른 은행의 외화포지션 조정, 재정거래차익을 얻기 위한 외은지점과 국내은행의 외화 차입, 저금리의 엔화자금 차입 등이다. 여기에 제도적인 면도 가세하였다.
국내 외화유동성 관리지표는 자산과 부채 간의 만기불일치를 막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단기외채를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 또한 외은지점에 대해서는 외화건전성 감독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외은지점의 단기외채에 대한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렇게 악화된 외채관리지표는 국내 외환시장 혼란과 외화유동성 악화로 연결되었다. 국내 과거 사례에서 1997년 이후 주요 외채 비율이 일정 수준을 상회한 경우 외환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대표적인 예가 1997년 말 외환위기, 2008년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난 외환시장 혼란이다.
국제 비교 분석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도출되었다. 즉 은행 외채 중 단기외채 비율과 GDP 대비 외채 비율이 높을수록 국가 CDS 프리미엄이 유의적으로 높아져 외화유동성이 악화되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IMF의 지원금융을 받은 경험이 있는 그룹은 이들 외채 비율의 상승이 국가 CDS 프리미엄의 상승에 더욱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이후 반복되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우선, 외채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높은 대외의존도, 취약한 외환시장 구조 등 외부 충격에 약해 더욱 세밀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단기외채의 실질적 관리를 위해 은행의 단기외채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는 지표를 새롭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에 대해 적용하지 않고 있는 외화건전성 감독 규정을 적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외은지점이 국내 외화유동성 공급이라는 긍정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의 쏠림현상 등 교란역할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단기외채 이외에 외화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에 대한 개선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를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비국제통화국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통화국과의 통화스와프 확대, 아시아 통화협력, 원화 국제화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금융경쟁력 강화를 통해 외화유동성 리스크를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은행 시스템 및 경쟁력 강화, 금융위험 요인의 적절한 관리, 금융회사의 투명성 제고가 필요하다.
선진국과 국제금융 중심지는 외채관리지표만 보면 취약해 보이지만 높은 금융시스템 건전성 및 금융회사 경쟁력으로 외화유동성 문제를 겪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