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홉의 갈매기’만큼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 또 있을까. 그러나, 원작은 같지만 극단마다, 연출가마다, 배우마다, 각각의 해석과 느낌이 전혀 다르게 표현되는 작품이 ‘갈매기’말고 또 있을까.
10년을 고스란히 대학로 연극 무대에 바쳐온 극단 여백(대표 오경환)이 오는 10월 7일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체홉의 갈매기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갈매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듯이 19세기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러시아의 소설가 겸 극작가 안톤 체홉의 대표작이다. 진부한 듯하지만 그 어떤 수식어보다도 ‘고전명작’이라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는 작품이다.
성공한 여배우이자 어머니인 아르카지나에게 인정받고 싶은 작가지망생 아들 코스차는 사랑하는 니나를 출연시켜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공연한다. 하지만 아르카지나는 코스차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공연에 훼방을 놓는다. 한편 니나는 코스차의 사랑을 거부한 채, 아르카지나의 애인인 소설가 트리고린을 사랑하게 된다. 코스차는 갈매기를 죽여 니나 앞에 들고와 질투와 분노를 표출하지만 니나는 코스차를 받아들이지 않고 트리고린을 찾아 멀리 떠나버린다.
시간이 흘러 코스차는 유명한 작가가 됐지만, 니나는 트리고린에게 버림을 받고 피폐해진 채 돌아온다. 코스차는 다시 니나에게 사랑을 구하지만 역시 이를 거부하고… 코스차는 끝내 자살하고 만다.
갈매기는 시공간을 넘어서는 보편적 현대성을 내재하고 있어 현대인의 일상적인 고통을 동일하게 끌어안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일방적인 대화를 통해 소통불능의 고독한 인간관계를 드러낸다.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들이 시도하는 대화는 허망하기만 하다. 특히 이미 성공한 여배우 어머니와 신출내기 작가 아들로 대표되는 낡은 속물적 세계와 새로운 형식의 세계 충돌은 작품 전체의 중심에너지로 관통된다.

극단 여백은 이번 공연에서 그들만의 특별한 해석으로 갈매기를 풀어낸다. 13인의 등장인물은 아르카지나, 코스차, 트리고린, 니나, 소린, 마샤, 샤므라예프 등 7명으로 압축된다. 그리고 마샤는 인물들의 유랑적 삶과 형상을 암시하는 집시풍 음악을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배우들의 등퇴장도 없다. 역할이 끝나면 무대 주변에 앉아 극중 극의 놀이를 하듯 무대 중심을 응시한다. 무대 또한, 중앙을 파내 물을 담아 호수 위의 가설무대처럼 공간을 표현한다. ‘부유하는 삶, 표류하는 뗏목’의 이미지로 형상화해 현대인의 고립된 의식, 표류하는 의식과 유랑적 일상을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번안과 연출을 맡은 오경환은 “떠돌이 갈매기이자 박제된 갈매기로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갈매기’를 통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사랑이 필요한지, 왜 인내해야 하는지를 질문하고자 했다”며 “특히 <갈매기>에서 보여주는 인물들의 실존성은 우리 연극인들의 예술적 실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봉규, 손영실, 이창호, 서민균, 윤국로, 박묘경, 최유미 등이 출연하며,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10월 7일~ 18일까지 12일간 공연된다. 전석 2만5천원. 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문의전화 (02)733-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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