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팥배나무좀 “방부목 책임 아니다”?

“방부목은 방충효과와 상관없어…고시에서도 삭제해야”

나무신문 서범석 기자

일명 ‘불량 방부목’이 조경시설물에 대한 해충피해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결과 발표가 목재방부제의 방충효과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학원에서는 목재방부제에는 기본적으로 방충효과까지 포함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방충효과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방부목의 팥배나무좀 피해사례를 조사한 결과 방부처리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방부목에서 피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나무신문 121호 참조>

과학원은 피해를 받은 방부목재는 대부분 건조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부제 주입이 이뤄져 침윤깊이가 표면에서 수mm에 불과했으며, 침윤도가 낮을수록 가해구멍 수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 방부처리 후 양생기간을 거의 생략하거나 규정보다 짧았던 경우에도 피해로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과학원은 피해 예방대책으로 방부처리 전 목재함수율을 30% 이하로 조정해 침윤도 규정에 적합하도록 할 것과 방부제의 농도를 적정하게 조정해 흡수량을 사용환경범주에 만족하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과학원 발표에 대해 업계에서는 방부목재의 건조와 흡수량, 양생 등 적정 공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충피해가 전적으로 방부목재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의 주장은 목재방부제에는 흰개미와 같은 극히 일부 곤충을 제외하고는 해충예방효과가 없다는 것. 오히려 일부 목재방부제에는 해충을 유인하는 물질까지 들어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애초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방충효과까지 방부목재 성능에 포함시킨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림과학원 고시 ‘목재의 방부·방충처리 기준’을 살펴보면, 방충에 대한 대목은 사용환경범주 H3와 H4에 ‘흰개미 피해의 우려가 있는 곳’이 전부다. 방부제의 방충성능이나 별도의 방충처리 기준에 대한 항목은 없는 상황이다. 고시대로라면 일정 성능의 방부제를 적정한 공정을 거쳐서 처리하면 방충성능은 당연히 갖춰줘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목재방부제에는 방충성능이 없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재방부 전문가는 “방부제는 쥐약처럼 해충이 먹어야 방충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그러나 나무를 갉아먹는 해충은 흰개미와 같은 극히 일부 곤충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곤충은 집을 짓거나 숨을 곳을 만들기 위해 나무에 구멍을 뚫는 것이므로 방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목재방부제는 균과 흰개미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팥배나무좀과 같은 해충을 막기 위해서는 별도의 방충처리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부 목재방부제 성분 중 ‘모노에탄올아민’은 달콤하고 향긋한 특유의 향 때문에 벌레를 유인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때문에 방부목의 건조와 양생기간 부족이 해충피해를 유발한다는 과학원의 발표에는 일부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해충피해를 곧 방부목 불량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과학원에서 해충예방에 대한 방부목의 성능을 흰개미 등에 국한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부목의 팥배나무좀 피해사례를 발표한 과학원 환경소재공학과 황원중 박사는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규정에 맞게 방부처리된 방부목보다 건조와 흡수량, 양생기간 등에서 불량한 방부목에서 훨씬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결과를 보더라도 불량 방부목이 해충피해를 유발한다는 개연성은 충분하며,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팥배나무좀이 활동을 시작하는 내년 봄 불량 방부목과 정상 방부목에 대한 비교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원 이동흡 연구관 또한 “목재방부제에는 붕산이나 알킬알모늄과 같은 방충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직접 먹지 않더라도 냄새와 피부접촉 등으로 해충을 막을 수 있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팥배나무좀은 나무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은 뒤 애벌레가 먹을 수 있도록 그 안에 균을 접종하고 있는데, 방부업계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피해목에서 최소한 애벌레의 먹이인 균은 자라지 않았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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