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안철수와 박경철 ‘이 시대 리더십’을 논하다

24일 한국리더십센터 주최 행사 마지막 순서에서 대담

이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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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기여하려는 안철수 교수와 사회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려는 박경철 원장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논했다.

24일 한국리더십센터가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주최한 '이 시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리드하라' 마지막 순서에서 두 사람은 대담 형식으로, 주로 박 원장이 질문하고 안 교수가 대답하는 식으로 리더십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갔다. 안 교수는 리더는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하고 과정의 중요성을 알아야 하며, 좋은 리더 배출에는 조직 구성원들의 참여와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소년 및 학부모, 대학생, 사회인 등 참석한 2천여 명(주최측 추산)은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뜨겁게 호응하며 경청했다. 다음은 대담 요약.

박경철 원장 :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셨는데, 출연 결정 이유는 ?
안철수 교수 : 카이스트 교수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다. 젊은이들에게 자기 자신만이 아닌, 사회 전체를 보고 사회를 생각하는 마음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다. 이것을 말하려고 작년에 4개월 동안 100회의 강연을 다니기도 했는데 방송 효과가 커서 이제 강연을 다니지 않아도 될 정도다.

: 의사로서의 경험이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 의사나 프로그래머는 혼자 잘하면 그만이나 경영은 조직을 움직여야 한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넘어왔기에, 경영에서 당연한 명제들도 나에겐 질문거리였고 여기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나갔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왜 조직을 만들어 일을 할까'라는 질문에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더 큰 일을 하기 위해 모여서 일한다'는 식으로 생각들을 정리해나갔다.

리더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 리더의 요건을 규정할 수 있을까.
: 리더십이라는 것이 각 개인의 자질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기에 이론을 만드는 것이 쉽지가 않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철학, 비전, 실행능력(행동) 이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철학이란 자기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정리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비전은 일의 영역에 대한 비전이며, 실행능력은 특정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등으로부터 보여지는 실제적 행동이다.

: 리더십은 자의든 타의든 결국 이끌어가는 사람인데, 사람인 이상 완벽하지 않고 약점이 있을 것이다.
: 때문에 리더에게 반드시 철학이 필요하고 이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리더의 철학은 조직을 통해 증폭되는데 약점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테면 성공에 대해 정의를 하고, 과정과 결과 중 어떤 것을 더 중시할까를 생각하며, 개인의 이익과 조직의 이익이 상충될 때 무엇을 선택할까 등에 대한 생각의 정리다. 리더는 두개의 이익이 상충될 때 조직의 이익을 선택해야 한다.

: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인가.
: 21세기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가치관 중심이고, 정보와 힘이 대중들에게 있다. 힘이 더이상 지위에서 나오지 않고 대중에게서 나오며, '저 사람이 따라갈 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비로소 따른다. 탈권위화 되었고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뀌었다.

훌륭한 구성원이 훌륭한 리더를 배출한다 

  : 훌륭한 리더를 받아들일 사회적 준비, 뒷받침도 필요할 것 같다.
: 수평적 리더는 수직적 리더보다 힘들다. 이전엔 휘두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구성원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하고 그들을 밀어주기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구성원들도 역할이 보다 어려워졌다. 이전엔 따르거나 말거나 하면 됐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희생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수평적 리더십을 바라면서 자신들은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면 안된다. 한편으로 리더는 구성원들의 수준을 나타낸다. 구성원들이 헌신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수평적 리더십은 불가능하다.

: 사람들이 종종 리더와 관리자를 혼돈한다.
: 좋은 지적이다. 관리자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과 돈 하에서 일하는, 일 자체가 목적인 사람이다. 리더는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람이고, 개개인의 능력의 합보다 더 많은 것을 이끌어 내는 사람으로, 사람이 목적인 사람이다. 전자는 앞에서 끄는 역할, 후자는 뒤에서 미는 역할을 한다.

자신의 삶을 이끄는 리더 

: 일반적으로 '남을 이끄는 리더'만을 주로 생각하는데, '나을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자신의 인생을 이끄는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 많은 사람들이 목표지향적으로 사는데 사실 과정이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한다. 목표를 차지하는 것은 정말 짧은 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과정 중에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한다. 목표란 달성만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향을 주는 것이다. 인생에서 과정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설사 과정 중에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잠시 갔다고 해도 그것 역시 훗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개인의 성공은 사회가 준 선물같은 것

: 요즘 고등학교 강연을 가면 아이들이 '기회를 균등하게 달라'고 요구하더라. 기성세대는 기회가 풍부했기에 실패하면 자기 탓을 했는데, 요즈음은 많은 이들이 성실하게 노력함에도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인 듯한데.
: 답답함이 앞서는 사안이다.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먼저 공감대 형성을 해 풀어나가야 한다. 안 원장님이 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최소한 생명과 관련된 부분은 사회가 기회를 줘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영혼이 있는 승부」에 썼듯 사람이 할 수 있는 일과 하늘이 줄 수 있는 일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훌륭해도 사회를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개인의 노력을 넘어선 것은 하늘이 주시는 영역 같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만약 한 사람이 성공했다면 그 한 사람의 노력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사회가 그에게 기회를 주었기에 가능한 성공이었고 그 사람은 사회의 혜택을 받은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이 받은 기회로 인해 기회가 없어진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리고 이제 각계 각층에 리더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리더들이 어려운 상황들을 딛고 꿈을 이루었다면 그들을 롤모델 삼아 지금의 청소년들이 잘 따라올 것이다. 현재의 30~40대가 중요하다.

대담을 갈무리하며 박 원장이 안 교수에게 “전국 대학을 돌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강의를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안 교수는 “중요한 기부중 하나는 시간기부인 것 같다. (긍정적 방향으로) 고민해보자”고 화답했다.

한편 “리더가 지구를 사랑해야 한다는 주제가 빠졌다”는 한 청년의 질문에 박 원장은 “이전 시대가 추격적 성장을 하면서 기계 중심으로 돌아갔던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기계보다는 사람을 보살피고 보듬는 시대로, 기계의 시대에서 사람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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