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17년간 대학 강사 간첩 검거 ‘충격’

이희민 기자

17년간 각종 군사기밀을 북한에 넘겨주고 거액의 공작금을 받은 모 대학 강사가 검거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수원지검 공안부(변창훈 부장검사)와 국정원은 경기도 내 모 대학 강사 이모(37) 씨를 국가보안법상 간첩, 금품수수, 특수잠입, 탈출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1992년 인도 델리대학 유학 중 우연히 만난 북 공작원 ‘35호실’ 리진우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포섭된 뒤 93년과 95년 2차례 밀입국해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다.

이 씨는 또 97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 캄보디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9차례에 걸쳐 군 작전교범, 군사시설 위치 등을 리진우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공작금 5만 600달러를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씨는 17년간 육군 정훈장교, 통일교육원 교육위원, 대학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대통령표창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이 씨는 경기도 내 모 대학 경찰경호행정과 강사, 민주평통 자문위원, 모 정당 지역당원협의회 운영위원 등으로도 활동하며 군부대 안보강연을 실시하기도 했고, 리진우의 지시로 정계진출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씨는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 시에 녹음기를 숨기고 국정원에 들어가 3급 기밀인 안보정세 설명회 내용을 녹음한 뒤 북한 공작원에게 넘겨줬으며, 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34개 군부대의 정확한 위치 좌표를 확인해 전달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씨에게서 통신용 암호표 및 난수 해독 책자, 북에 제공한 군사자료 및 녹음자료 출력물, 북한 원전 등 30종 160점을 압수했다.

한편, 이 씨가 포섭된 ‘35호실’은 1983년 아웅산 폭파사건, 1987년 KAL 858기 폭파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이 씨는 자신의 간첩활동에 대해 모두 인정, 기소됐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