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버려진 아이들을 50년간 의술로 가슴으로 품었다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조병국 선생

이민휘 기자
이미지

폐허가 된 한국전쟁 당시, 한 소녀가 의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두 동생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픈 일을 겪은 후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훗날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소아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소녀는, 장장 50년 동안 버려진 아이들을 가슴으로 치료했다.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며 열정은 더 커졌다.  어렵던 시절, 열악한 국내환경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노르웨이, 독일,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 아이들의 수술과 치료에 필요한 의료 기부를 요청하고 다니며 '국제거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 때문에 군사정권 시절에 나라의 위상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압력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그녀의 발품과 정성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다시 생명을 얻었고 따뜻한 가정의 품에 안겨져 자라났다.

소설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이 이야기는 홀트아동병원 조병국 전 원장의 인생 이야기다. 조 선생이 버려진 아이들의 상처입은 몸과 마음을 의술과 가슴으로 치료한 이야기를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로 출간했다. 책이 이제야 나온 이유는 조 선생이 정년의 15년이나 훌쩍 지난 2008년 10월에 은퇴했기 때문이다. 심해지는 어깨 통증에도 그 자리를 물러날 수 없었던 이유는 의사치곤 박봉의 자리인 위치에 후임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 선생이 풀어놓은 것은 자신의 희생 이야기가 아닌,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며 만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50년의 세월간 조 선생이 병원에서 목격한, 누군가는 아이들을 버리고 학대하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이 아이들에게 손내밀어 사랑해주고 사랑해주는 법을 가르쳐 세상을 따듯하게 하는 이야기다.

영혼’이 담긴 목소리로 세상을 울리고 있는 한 정신지체 장애아이, 장애아를 입양하고도 행복해하며 하늘이 준 선물로 아이를 생각하며 애지중지 보살피는 부모들, 입양 부모가 보내온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아이를 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 친부모.. 우리의 아픈 역사 한가운데서 자신의 소명을 다해 살아갔던 한 의사가 바라본 감동적인 실화들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수많은 얼굴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리고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가엾은 아이들, 그들을 보듬어 키운 아름다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오래된 이야기를 기억해내다 보니 때로는 눈앞에 닥친 일인 양 눈물이 쏟아져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슬픈 사연뿐 아니라 뿌듯한 추억도 많다는 걸 기억하며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었음을, 준 것보다 받은 게 많았음을 가슴 깊이 깨달았다. 각박하고 힘든 세상이라지만, 내 인생을 돌아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여기가 세상의 끝인가 싶을 때 누군가 내미는 따뜻한 손, 그 작은 온기가 큰 힘이 된다는 걸 안다면, 그리고 내 손에도 누군가를 데워줄 온기가 있다는 걸 안다면 세상살이도 조금은 녹록할 거라고 생각해본다.”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은 2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part 1 가장 눈부신 기적 너의 인생은 해피엔드, part 2 세상에 태어난 작고 여린 생명의 의미, part 3 나의 엄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저자 조병국, 출판사 삼성출판사, 가격 12000원.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박스오피스 1위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박스오피스 1위

폭염이 이어진 지난 주말 극장가에서는 스릴러 장르 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의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하 쥬라기 월드 4)은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관객 80만4000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매출액 점유율은 45.2%였으며, 누적 관객 수는 105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온주완 방민아 11월 결혼…'미녀 공심이' 인연, 현실 부부로

온주완 방민아 11월 결혼…'미녀 공심이' 인연, 현실 부부로

그룹 걸스데이 출신 가수 겸 배우 방민아(32)와 배우 온주완(42)이 오는 11월 결혼식을 올린다. 방민아 소속사 SM C&C는 4일 “두 사람이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오는 11월 평생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결혼식은 가족과 지인의 축하 속에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버풀 공격수 디오구 조타, 교통사고로 사망…향년 28세

리버풀 공격수 디오구 조타, 교통사고로 사망…향년 28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과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한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3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향년 28세. 영국 BBC에 따르면, 조타(본명 디오구 주제 테이셰이라 다 시우바)는 스페인 사모라 지역에서 동생 안드레 시우바와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람보르기니 차량이 다른 차량을 추월하던 중 타이어 파열로 도로를 이탈, 화재가 발생했고, 현지시간 새벽 0시 30분쯤 두 사람 모두 숨졌다고 밝혔다.

美 마이너리그 방출된 고우석, 향후 행보는

美 마이너리그 방출된 고우석, 향후 행보는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오른손 불펜 투수 고우석(26)이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됐다. 18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팀인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고우석과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고우석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되어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해졌다.

오타니 쇼헤이 투타겸업 복귀…1이닝 1실점

오타니 쇼헤이 투타겸업 복귀…1이닝 1실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가 마침내 663일 만에 투타겸업 선수로 복귀했다. 오타니는 17일(현지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선발 투수이자 1번 타자로 출전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선 것이다.

한화 이글스 순위 33일만에 1위 복귀

한화 이글스 순위 33일만에 1위 복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비로 무려 1시간44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LG 트윈스를 꺾고 단독 1위에 올랐다.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와 홈 경기에서 10-5로 이겼다. 한화가 5-4로 앞선 5회말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많은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됐고, 1시간 44분이나 지난 뒤에 경기가 재개돼 결국 한화의 5점 차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