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대화를 '아.킬.라'의 조합만으로 의사소통하는 제삼세계 가상의 한 부족. 그래서 '아킬라'라고 불리는 부족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아킬라'.
많은 언어와 매스컴이 발달한 현대사회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의사소통이 어려운 현실과는 달리 단순하다못 해 더 이상 단순할 수 없는 단어로 모든 감정과 의사를 전달하는 '아킬라' 부족을 구현한 뮤지컬 '아킬라'로부터 많은 감동을 받은 터라 '아킬라'의 주역들을 찾아가 보았다.

5시 30분, 7시 공연과는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있었지만, 로 역 윤형렬은 다른 매체와 인터뷰 중이었고 주 역 문혜원은 분장에 바빴다. 더욱 바쁜 건 이날 두차례 공연을 연속 소화해야 하는 카 역의 문종원.
생각밖으로 문종원이 첫 공연을 마치고 먼저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두 차례 공연을 소화해야 해서 조금이라도 쉬고 싶었을 법도 했지만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기자의 요청을 따라주는 사려 깊은 배려에 내심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어 문혜원과 윤형렬의 합류로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우선 그들이 생각하는 '아킬라'란 어떤 작품인지 한 번 들어보았다.
이와 관련해 '카' 역의 문종원은 "'아킬라'는 제삼 세계를 기반으로 한 가상의 부족이고, 언어가 없이 모든 대화를 '아킬라'의 단어조합만으로 할 수 있었다는 새로운 발상의 공연"이라고 소개했고 '로' 역의 윤형렬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연이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연구하게 하는 뮤지컬"이라고 덧붙였다.
솔직히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세 스타가 동시에 같은 작품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이들이 선택한 차기작이 대사 하나 온전치 않은(?) 창작뮤지컬이라는 것이 더욱 궁금했다.

문혜원: 제가 제일 먼저 캐스팅 됐어요. 작품이 창작이고 뭐고 생각해본 적 없죠. 이제까지 한 작품 중 제가 선택한 건 하나도 없어요. 오디션을 보고 선택을 해주시면 무조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요.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보러온 연출님과 대표님이 캐스팅 제의를 해왔어요. 대사가 아킬라밖에 없다는 말은 들었지만 연출님이 누구신지도 몰랐어요. 대표님이 전화에서 "'아킬라' 시월에 할건데 시간이 되냐?"고 물었고 시간이 된다고 하니 하자고 해서 하게 됐어요. 행운을 믿는 편이고 열심히 하면 안 될 거 없다고 생각해요.
문종원: 좋은 작품이 좋은 배우를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좀 건방지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좋은 작품에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어떤 작품이든 어떤 사람들이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이 해서 좋으면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고 그게 좋은 거죠. 그 원인이 제일 컸어요. 일단 (문)혜원이란 배우가 있고 송시현 연출님의 노래 들어보고 대본 읽어보고 재미있고 할 수 있을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꼬시기 시작한 사람이 윤 모씨(윤형렬)죠. 둘이 같이(문혜원과 함께) 윤형렬 씨를 꼬셨어요.
윤형렬: 저는 사실 처음에 걱정이 많이 됐어요. 두 분이 있었지만 미심쩍은 부분 없지 않았고 '아.킬.라'로 하는 대사 두려웠어요. 대사 없는 뮤지컬은 처음이고. 연습을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괜찮았어요. 배울 게 많겠다는 생각 들어서 하게 됐죠.
'아킬라'에서 맡은 각자의 배역과 캐릭터에 대해 들어봤다.
문혜원: 족장의 딸이며 족장으로 키워질 18살 꽃다운 나이 소녀예요. 제가 그렇게 보이지는 않겠지만요(웃음). '로'와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죽음으로 끝까지 이루어내는 굉장히 강한, 어리지만 강하고 당찬 캐릭터예요.
문종원: 가상의 이 시대는 모계사회이고 '카'는 족장의 아들이고 '주'와는 남매죠. 주가 18살이고 카는 23살. 권력을 계승받게 된 후계자가 아니라 아들일뿐. 이때는 근친이 가능했어요. 카는 주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권력을 향한 마음이 어떤게 큰지 잘 모르고, 중간 중간 바뀌게 되는데 결국 사랑이 큰 걸 확인하지만 그 사랑을 제대로 표현도 못해보고 못된 놈으로 있다가 못난 아들로 죽게 돼요.
윤형렬: 서있는 것 자체만으로 그림이 되는 부담스런 캐릭터예요. 카와 반대인 ("카는 서있는 것만으로 폭력적인"이라고 문종원이 곁들였다) 카는 좀 짐승 같고, 폭력적인 캐릭터라면 로는 유하고 세심하면서 예술을 사랑하는 굉장히 여리여리한 캐릭터죠. 주를 만나서 처음으로 불같은 사랑에 빠지게 돼요.
각자가 맡은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어떻게 다른지, 혹시 비슷한 면이 있는지 궁금했다.
문혜원: 저와 굉장히 비슷해요. 어리지만 강하고, 떠받들려 살았지만 백성에 대한 사랑이 있고 극박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더욱 냉철해지고 희망적이고 긍적적인 것들 등등... 많은 부분들을 공감할 수 있었고 저의 가치관, 사고방식과 닮아 있어서 다가가고 표현하는 데 좀 편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문종원: 저도 '카'와 비슷한거 같아요. '서있는 것만으로도 폭력적'이라던가. 보통 대범하고 남자답고 그런 사람은 자기 말을 못해요. 남 얘기 들어줘야 하고 내 얘기는 혼자 삼키는 스타일이죠. 이런 부분들이 저랑 비슷한데 대신 저는 술을 먹으면서 말을 많이 하죠. 그런 면에서 카가 불쌍하죠(하하).

윤형렬: 저는 로와 달라요. 유하지도 않고 세심하지도 않고. 로를 표현하는 게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어요. 로가 AB형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는데 저는 팔푼이 O형이죠. 그러나 극적인 상황 이후 '주'로 인해 돌변하게 돼요. 극과 극의 모습을 차이가 크게 보여주면 관객들이 더 잘 받아들이니, 제가 아니지만 처음 부분은 '정말 세심하고 약하게 해보자, 더 재미잇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해요. 그리고 변화된 모습 보여줄 때는 원래 저의 모습 보여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과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들, 무대 위에서 그들은 무엇 때문에 울고 웃는 것일까?
윤형렬: 슬픈 장면 슬픈 노래를 할 때면 가끔 객석에서 훌쩍거리는 분들 있어요. 그때 혼자 회심의 미소를 지어요. '아, 이들도 느꼈구나, 나만 슬픈 게 아니구나'라고. 또한 커튼콜 때 좋아해주시면 더 즐겁고 감동받죠.
문혜원: 뮤지컬이 다섯번째이고 완전 창작은 처음이에요. 따라서 동선 하나, 손동작 하나, 작은 시선 하나, 모든 곳에 저희의 자취가 숨어 있어요. 그래서 다른 어떤 작품보다 애착이 많이 가요. 무대에 설 때마다 감동이 커요.

문종원: 문혜원 씨와 비슷한데 좀 더하면 대사가 없다는 거죠. 감정을 전달하는 게 대사인데 가끔 감정 없이 말로 표현해도 일단 전달은 되기 때문에 대사에서 감정이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대사가 없어서 간결하고 진실되지 않으면 안돼요. 진심이 왔다갔다 하면서 생긴 에너지가 너무 생동감이 넘치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도움되는 작품이에요. 연기가 아니고 진짜로 빠지는 느낌 말이죠.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