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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박현주 아트&톡톡]미술품 가격 어떻게 정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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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팔았으면 좋았는데, 욕심 부리다 헛물만 켰다”고 했다. 그림을 팔려다 타이밍을 놓친 컬렉터 이야기다. `
 
국내 미술시장이 한창 활황기였던 2007년 7월경, 이 컬렉터는 오래전부터 집에 걸려 있던 그림값이 궁금했다. 아는 화랑에 작품가격을 의뢰했다. 1억원이 넘는 금액. 깜짝 놀란 이 컬렉터는 또다른 화랑에 작품값을 물었다. 1억3000만원. 처음 가격을 알아본 곳보다 3000만원이나 높았다. 이곳저곳 화랑에서 팔아준다며 연락이 왔다. 하지만 가지고 있으면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이야기에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경제사정으로 올 봄, 그림을 팔려고 내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최소한 1억은 받을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림을 팔아주겠다는던 화랑에서는 5000만원 정도 밖에 받을수 없다고 했고 불황으로 팔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컬렉터는 반토막난 작품을 바라볼때마다 아쉬움이 밀려온다고 했다.

그림값도 아파트값처럼 경기에 민감하다. 강남-북 아파트값처럼, 스타연예인과 연예인의 몸값처럼, 블루칩작가와 일반작가의 그림값차이는 천양지차다.

그렇다면 그림값은 어떻게 정해질까.

미술품가격도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작용한다. 하지만 공산품처럼 가격을 계량화하는데 쉽지 않다. 미술품은 상품과 달리 미학적 가치(주관적인 판단)가 우선 적용된다. 때문에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부르는게 값’이었다. 하지만 경매시장이 활성화되고 컬렉터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시장유통구조가 변하고 있다. 이런가운데 미술품 가격을 결정짓는 것으로 크기, 무게, 재료, 매체에 따라 구분된다. 특히 절대적인 가치인 작품성, 작가 명성, 사회적인 미(트렌드)가치, 주변 경제현황, 작품의 컨디션(보존상태) 등에 따라 작품값이 책정된다. 

 때문에 시장에서 유통되는 작품은 같은 연령대의 작가와 또는 나이에 상관없이 호당 가격이 훨씬 높을 수도 있다. 젊은 작가군에서 인기작가로 꼽히는 숲-빛 시리즈 도성욱(1971~)의 작품은 호당 40만원, 동구리 권기수의 작품은 호당 30만원, 몽환적인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우림(1972~)의 50호는 1000만~1200만원(호당 25만원)이다. 호당가는 10호~30호 전후의 크기까지 적용되고 그 이상일 경우 호당가격은 조금씩 내려간다. 호당 10만원인 작가의 100호 크기 작품은 700만원 전후가 된다. 하지만 호당가격은 시장에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참고사항이다. 현재는 작품당 개별 가격으로 매겨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가격이 공개되는 경매가는 어떻게 정해질까.

경매에서 정하는 가격은 내정가와 추정가다. 내정가는 출품자가 받기를 원하는 최저가격. 그러나 이 가격은 추정가보다 낮으며 출품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다. 내정가나 추정가는 경매를 담당하는 스페셜리스트들이 시장동향과 다른 전문가, 출품자의 의견을 참고하고 과거 세일기록까지 살펴 정한다. 경매낙찰가는 한정된 상황에서 경쟁가격으로 생긴 기호가격이다. 때문에 컬렉터들은 추정가를 주목해야 한다. 추정가격은 지속적인 시장성까지 감안, 전문가에 의해 추산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미술품 컬렉터들은 말한다. 바로 현금화할수 있는 주식 부동산처럼 유동성은 적지만 지적 만족도, 교육효과, 그림이 주는 감동은 세상 어느 것에 비할게 없다고 한다. 또 세월이 지난후 좋은 그림은 가격도 함께 뛸 수도 있으니 기대수익도 크다. 하지만 인생이 그러하듯 그림을 사고팔 때도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다. 

박현주(열정의 컬렉팅 저자/미술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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