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녹색 에너지 수요? “원재료 공급이 먼저다”

나무신문 서범석 기자

“산림청이 목질재활용 우선 다단계 재활용 시스템 구축해야”
“폐목재 재활용 활성화 위해 건설폐목재 분리배출 의무화 필요”

목재펠릿 등 산림청의 목질 에너지 산업 육성 정책이 수요창출 보다는 원재료 공급원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를 위해서는 국산목재뿐 아니라 수입 목재 및 폐목재를 아우르는 일원화된 관리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다시 말해 폐목재 중 숲가꾸기 가지목 등 1등급 순수목재는 펠릿 등 목질 에너지산업에 공급하고, 2등급 건설폐목재는 목질보드류 산업에, 3등급 생활폐목재는 열병합발전 등 에너지 산업에 투입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대부분 산에 버려지고 있는 숲가꾸기 가지목에 대한 대대적인 수거와 건설폐목재의 분리 배출 의무화 등이 선행돼야 하며, 이는 ‘목질자원의 다단계 활용 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산림청이 주관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지금과 같이 산림청의 목질 에너지산업이 수요창출 위주로 진행될 경우, 내년 우리나라의 중밀도섬유판(MDF), 파티클보드(PB) 등 목질보드류 생산업계는 올해보다 더욱 심각한 원재료 부족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MDF 생산업체들의 원재료 수요는 1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말 현재 원재료 공급량은 65만㎥에 그쳤으며,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총수요에서 20% 모자라는 80만㎥에 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는 국산 침엽수 공급이 부진했고,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제재부산물 또한 30%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내년도 원재료 필요량은 관련 업계의 생산설비 증축 등으로 올해보다 40% 정도 늘어난 140만㎥가 예상되고 있다.


PB업계의 사정은 이 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PB업계의 연간 원재료 필요량은 대략 140만㎥이며, 올해 대략 10% 정도 부족한 상황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PB원재료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열병합발전소가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면서, 심하게는 원료의 절반을 발전소 연료로 빼앗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가동에 들어간 전주페이퍼 열병합발전소의 연간 목재사용량은 14만톤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울산 SK케미칼 역시 연간 10만톤에 달하는 목재가 연료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오는 연말을 전후해 동두천 및 이천 열병합발전소 등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기존 재활용업계인 목질보드류 산업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펠릿, 열병합 등 목질에너지 산업이 심각하게 부딪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목질에너지 수요창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곧 보드업계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이들 두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원재료 공급원을 늘리는 데 있으며, 목재에 대한 일원화된 관리시스템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시 말해 숲가꾸기 가지목 활용과 건설폐목재 재활용이 정착될 수 있도록 산림청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숲가꾸기 가지목 발생량은 1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벌채산물의 원목 대비 가지목 비율이 보통 40%인 점을 감안했을 때, 지난 2008년 기준 국산목재 생산량 270만㎥를 계산하면 100만㎥가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생산량은 현재 가동되거나 조만간 가동을 앞둔 열병합발전용 목재연료 약 50만톤 뿐 아니라 오는 2012년 목표치인 목재펠릿 생산량 38만톤을 거의 커버할 수 있는 물량이다. 원목은 보통 1㎥가 1톤, 가지목은 0.8~0.9톤으로 계산되고 있다.


여기에 오염이 심한 생활폐목재 등 3등급 폐목재까지 합치면 목질에너지 산업에 충분한 원재료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가지목을 에너지용으로 특화시켜 형장에서 이에 맞게 파쇄하면 생산비용 또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목재재활용협회 유성진 전문위원에 따르면 현장파쇄의 경우 공장 이송 후 파쇄하는 것보다 톤당 3만여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 위원은 지난 10월 개최된 ‘한국산림경제학회 창립20주년 심포지엄, 그린경제와 녹색성장’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이동식 파쇄기를 활용한 산림폐목재 자원화를 주문했다.


그는 또 목질자원의 공급확대를 위해서는 폐목재 재활용 활성화가 절실하다며 “현재 재개발 해체 현장 폐목재 대부분이 미선별 상태로 혼합폐기물로 배출되고 있으며, 폐가구의 지자체수거는 원활하나 물질재활용 및 에너지회수 보다는 단순 소각처리율이 높다”면서 “폐목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배출자 재활용 처리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목질보드류 생산업계 관계자는 “지금 발생되고 있는 보드업계와 에너지업계의 원재료 확보전쟁은 산림청의 무리한 에너지 수요창출 때문이다”며 “두 산업이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요보다는 원재료 공급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하며, 이는 산림청이 목질재활용을 우선으로 하는 다단계 목질 활용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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