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아시아 순방 첫 방문국인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취임후 처음으로 '적극 개입'을 기조로 하는 아시아 정책에 대한 포괄적 구상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도쿄의 산토리홀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입장, 한국.일본과의 동맹관계 강화,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대처, 경제 협력 등 전방위에 걸쳐 미국의 입장을 제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에 대한 위치 부여다. 중국은 더 이상 대립의 상대가 아니라 동반자라고 규정했다. 부강한 중국은 세계 발전의 원천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일본 한국 등 전통적 우방과의 동맹과 경제적 유대 강화를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지역 안정의 저해자로 규정하고 핵 개발로 세계를 위협하지 말고 6자회담 테이블로 조속히 나와 진정한 안전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 중국, 대립 아닌 협력 파트너로 위치 부여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려고 하지않을 것이며,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동맹국들과의 유대를 약화시키지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강력한 중국, 번영하는 중국은 국제사회의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을 군사적 대립의 상대가 아닌 협력 파트너로 인정한 것이다. 이는 갈수록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현실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중국은 조만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2조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미국 국채에 운용하고 있다. 중국의 상품은 미국은 물론 세계시장에 범람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과 중국은 이미 운명공동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의 대립 심화는 두나라 모두에 치명적 마이너스다.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 심화를 통해 중국을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의 책임있는 당사자로 유도하자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발전은 미국 경제에도 큰 기회다. 시장의 볼륨이 커지면 미국의 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져 미국 경제의 화두인 고용창출에 도움이 된다.
◇ 일본 등 동맹국과의 유대 강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관계 심화의 전제 조건으로 일본 등 기존 우방과의 동맹관계 강화를 역설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입지는 영속적이고 활성화된 미일 기축 동맹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반세기 미일 동맹은 안전보장과 번영의 기반이 됐다면서 이라크과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대한 일본의 공헌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특히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미일 동맹을 한층 심화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평등과 상호존중의 파트너십을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대등한 미일관계'를 총선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주당의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선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일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평등과 상호존중'은 하토야마의 '대등한 일미관계'에 수렴하고 있다.
양국간의 최대 현안으로 갈등의 진원이 되고 있는 오키나와 후텐마비행장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미일 합의대로 이행돼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일본이 요구한대로 장관급 실무팀에서 논의하는 선까지 양보해 하토야마 정권에 시간을 줬다.
◇ "핵 위협에 굴하지않는다" 北 압박
오바마 대통령은 핵없는 세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핵무기 경쟁은 수십년간 이룩한 안정과 성장을 한순간에 해칠수 있다면서 "수십년간 북한은 대립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날을 세운뒤 "북한의 핵 위협에 결코 굴하지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북한이 국제적 의무(핵 개발 포기)를 다하지않을 경우 북한의 안보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에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확실한 길은 6자회담에 복귀해 핵 확산방지조약(NPT) 등의 약속을 지켜 한반도에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는 자신이 주창한 '핵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과 이란 등의 핵 무장을 막는 것이 화급하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
그는 하지만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방어를 보장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핵 억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맹방의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피랍 가족들에게 책임있는 설명을 하지않을 경우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일본의 입장을 받쳐줬다.
◇ 아시아와 경제협력 강화..한미 FTA 종결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하와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어릴때 방문했던 일본의 '따뜻했던' 추억 등을 들며 미국의 첫 '아시아 태평양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태평양으로 아시아와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로 연결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이 태평양 연안국임을 강조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의 친밀도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경제공동체라는 복선을 깔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필두로 인도와 한국, 동남아시아 등의 경제력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적 위상은 쇠퇴하고 있다.
특히 작년 하반기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 국민들의 과잉소비와 차입에도 원인이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과도한 수출 드라이브가 불균형과 버블을 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시각이다.
따라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으로의 수출을 통한 돈벌이에만 급급하지말고 미국의 상품도 사주는 균형잡히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장벽없는 시장 개방을 추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도하개발어젠다(DDA)를 지지하며,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종결에 노력하고 여타 아시아 국가와의 FTA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무역장벽 제거를 통해 아시아국가들과의 경제적 유대와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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