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전문계고 졸업도 전에 삼성 취업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기능장려협약, 기능인 취업 등용문

김동렬 기자

수능시험 날 김가영(19, 수원공고 3) 양은 시험장에 가는 대신 백화점에 들러 삼성전자 첫 출근을 위한 정장 두 벌을 구입했다.

김 양은 기능반에 들어가 3년 동안 웹다지인에 몰두한 결과 지난 9월 광주에서 열린 제44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웹디자인 직종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버스로 한 시간 거리를 통학하면서도, 매일 밤늦도록 기능반에서 연습하며 키워왔던 목표를 이룬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이 삼성전자 취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서울로봇고등학교에서 '독종'이란 별명을 가진 최문석 군도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 취업해 출근일자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도 받고, 취업도 하게 되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 직종 동메달 최승규 군도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최 군은 "삼성 취업 후 주위에서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어 취업의 힘을 실감하고 있어요"라며, "가장 변한 점은 무엇보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삼성 입사를 목표로 했다"는 인천기계고등학교 송준호 군(19)과 권기범 군(19)은 내년 2월부터 삼성전자로 출근하게 된다. 송 군은 "전국기능경기대회 금형 직종에서 우수상을 받아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다행스럽게 저에게까지 취업 기회가 왔어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3달 전부터는 밤 12시 전에 집에 들어가 본적이 없다는 CNC밀링 직종 동메달 권 군은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만 한다면 전문계고를 다닌다고 해서 꼭 주눅들 필요는 없다"며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인 이들을 삼성이 채용한 것은 지난 2006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맺은 기능장려협약 때문이다. 공단에서 주관하는 기능경기대회 출신 기능인을 채용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233명의 청년기능인들을 채용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졸업을 앞둔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이다.

▲삼성에 취업한 고졸 기능인들. (왼쪽부터) 수원공고 김가영, 남양주공고 최재홍, 서울로봇고 최문석, 수원공고 안상진, 인천기계공고 송준호, 서울공고 최승규, 인천기계공고 권기범. <사진제공=한국산업인력공단>
▲삼성에 취업한 고졸 기능인들. (왼쪽부터) 수원공고 김가영, 남양주공고 최재홍, 서울로봇고 최문석, 수원공고 안상진, 인천기계공고 송준호, 서울공고 최승규, 인천기계공고 권기범. <사진제공=한국산업인력공단>

청년실업률이 8%를 넘어서고 4년제 대졸자 정규직 취업률이 39.6% 정도에 그치는 현실에서, 이들의 취업은 기능인과 전문계 고등학교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정찬두(44) 생산기술연구소 수석은 "젊고 우수한 기능인 채용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기능인 채용에 참여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2007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15명을 채용한데 이어 올해는 25명을 채용했다. 모두 전문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청년 기능인들이다. 보루네오 가구도 올해 협약체결에 합류했다.

또한, 지난 4일에는 기능한국인회 등 3개 기능인단체 80개 기업도 공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3년간 480여명의 기능인을 신규로 채용하기로 했다.

LG, 포스코 등과도 협약체결을 준비 중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유재섭 이사장은 "전문계 고등학교 기능반에서 훈련하고 있는 학생들은 매우 우수한 인적자원"이라며, "기업체와의 기능장려협약체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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