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이른바 '빅3 체제'가 무너지고 글로벌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의 바람이 매섭다. 이로 인해 세계 자동차 시장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올해 세계 시장서 선전했던 현대·기아차 등 우리 자동차 산업에는 그렇게 반가운 소식이 아니란 점이다.
그동안 GM이 차지하고 있던 판매량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은 GM의 몰락 후 일본 도요타에 넘어갔다. 하지만 이도 잠시, 4위였던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지난 7월 말 그 동안 경영권 다툼을 벌여오던 포르쉐 인수에 이어 지난 9일 일본 스즈키의 지분 19.9%(약 2조9000억원)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순식간에 1위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폴크스바겐의 이같은 행보는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중국·인도 등의 신흥시장 공략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초저가·소형차 비중 확대 등 향후 자동차 시장의 사활을 건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전략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앵(PSA)은 일본 미쓰비시의 지분 30~5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대로 이것이 성사된다면 각각 7위, 14위의 판매량을 감안했을 때 현재 5위권인 현대·기아차에겐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이탈리아의 피아트는 지난 6월 파산보호에서 벗어난 미국의 크라이슬러의 지분 20%를 고연비 경·소형차 엔진, 플랫폼 등을 이전하는 대가로 인수했다. 이를 통해 피아트는 북미 소형차시장 진출과 SUV·픽업 등 대형차 라인업을 확보할 수있게 됐고 크라이슬러는 취약한 소형차 부문 경쟁력 강화와 유럽·남미시장으로의 판매망을 확장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돼 향후 우리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런 유럽발 M&A에 중국업체들도 가세하고 이 또한 우려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중국업체들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동차 M&A시장의 인수 주체로 급부상했다.
GM 허머 인수를 공식 발표한 중장비업체 쓰촨텅중, 코닉세그에 출자하는 방법으로 사브 인수에 간접 참여하고 있는 베이징차, 여기에 지리차는 세계적인 변속기업체 DSI를 5600만달러에 인수한데다 최근에는 중국 국영투자회사와 함께 볼보 인수에 나섰다.
이렇게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두고 국적을 불문하고 자동차 업체들이 합종연횡과 M&A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우리 자동차 산업은 어떻게 돌파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우리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가 어떻게 변모할지에 달린 듯하다. 현대·기아차는 먼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매진해 국내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 도요타가 한국 내수를 노릴 수 있는 점도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사상생의 문화 정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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