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김영선의 22세기 건강상식]아, 괴로운 트림

서울 속편한내과 김영선 원장

“끄~윽, 꺼~억…”

오늘도 윤 과장의 주위에는 사람들이 없다. 수년째 반복되는 일이라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여전히 꺼리는 비밀의 소리와 그와 동반되는 냄새. 바로 윤 과장의 트림이다.

윤 과장은 식사 후 트림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식사를 안 했을 때도 수시로 “끄~윽  끄~윽 “ 큰 소리를 내면서 트림을 한다. 윤 과장과 3년간 같이 일을 해온 미스 정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저는 윤 과장님이 제가 있는 반경 20m 이내로 들어오시면 특유의 끊임없는 트림 소리와 그 냄새로 금방 알 수 있어요. 그 트림 소리를 들을 때마다 온몸에 닭살이 돋아 이제는 피부과에서도 만성 닭살로 치료가 어렵데요. 이제 저는 어떻게 해요. 결혼도 안 했는데… 흑흑”

트림은 입으로 삼킨 공기가 다시 역류하여 나오는 것으로 생리적인 트림과 병적인 만성 트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물 10mL를 마시면 약 15-20mL의 공기를 같이 먹게 된다. 따라서 정상 성인이 하루 평균 1.5 L의 물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약 2.2 에서 3 L의 공기를 삼키게 된다. 또한, 음식물이나 침과 함께 삼키는 공기의 양을 생각하면 정상 성인은 약 3L 이상의 공기를 매일 삼키게 되는 것이다. 이 3 L 공기 중 일부는 방귀로 나가고 체내에서 흡수도 되지만 나머지는 알게 모르게 역류하여 트림으로 나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식사 후 트림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음식을 빨리 먹거나 말을 많이 하거나 껌을 씹거나 국을 후루룩 마시거나 빨대로 음료수를 먹거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경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공기가 위 내로 들어가기 때문에 트림이 많아지게 되고 해부학적으로 하부 식도 괄약근이라는 식도와 위의 연결 부위가 느슨할 때 위의 공기가 아무런 저항 없이 식도를 통해 입으로 역류하므로 쉽게 트림을 할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콜라나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를 마시면 소화가 잘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이러한 트림의 효과 때문에 생긴 것이다. 즉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를 마시면 탄산가스가 생성되면서 일시적으로 위 내 압력이 높아져 트림이 쉽게 나오게 되고 탄산음료 안에 함유된 탄산수소나트륨이 위산을 중화시키기 때문에 속이 편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일반적일 때 위에서 언급한 식사 습관만 교정해도 일정 시간 동안 위 내로 들어가는 공기 량이 줄어들어 식후 트림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식후에 유달리 큰 소리로 트림을 하는 경우는 큰 소리를 내야만 트림을 한 느낌이 들고 속이 편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습관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는 트림은 하되 소리를 안 내고 하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야만 된다.

위에서 언급한 식후 트림은 생리적인 현상이나 시도 때도 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트림은 병적인 것에 해당한다. 병적인 트림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거나 만성적으로 목이나 가슴 또는 배의 불쾌감이 있는 사람에서 잘 발생한다. 만성 트림 환자들은 트림을 하면, 목이나 가슴 또는 배의 불쾌감이 다소 좋아지는 듯하게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공기를 삼켜서 일부러 트림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이렇게 공기를 삼키는 것을 공기 연하증이라고 하는데 이때 트림은 위 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살짝 삼켜 목에 있는 공기가 바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냄새가 안 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게 펜을 입에 물게 하여 공기를 못 삼키게 하면 트림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공기 연하증에 의한 만성 트림의 경우는 환자에게 무의식적으로 공기를 삼키는 것이 트림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이해시켜 의식적으로 공기를 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물론 흉부나 복부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흉부 X선 사진과 위 내시경 검사는 반드시 받아 보아야 한다. 

잠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무의식적이 식습관이나 행동이 있는지 자신을 한번은 살펴보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야 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기본 에티켓이다.

김영선 원장(서울 속편한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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