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조선업의 미래, 사업다각화?

정주미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연말에 쏟아진 수주 '봇물'로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올 한 해 급격히 위축됐던 선박발주제가 지난 10월부터 어느 정도 회복되며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하여 현대중공업 등 주요업체들이 연말에 대거 수주계약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유조선 5척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3억 2500만달러어치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그리스 해운회사인 알미 탱커로부터 6억 5000만달러에 원유운반선 10척을 수주했다.

 

여기에 자동차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로로컨테이너선 4척을 3억달러에 따냈고, 독일 알베에이사로부터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3척을 4억 5000만달러에 계약하기도 했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9척, 37억달러에 이르는 선박과 해양제품을 수주했다. 남상태 사장은 “올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한 선종에서 골고루 실적을 올린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STX유럽도 아일랜드 오프쇼어사로부터 1600억원 규모의 해양작업지원선(PSV) 2척을 따냈다.

 

이 때문에 내년엔 조선업계가 불황에서 탈출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선업계의 연말 특수에도 불구하고 올해 불황의 여파로 내년엔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선박만 주로 만드는 업체들은 신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하거나 퇴출당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시작된 조선경기 하락 현상이 2년 넘도록 지속되면서 조선 분야에만 집중한 기업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심각한 자금난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주요 업체들은 상선 건조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신재생 에너지 등 신규 사업을 키우는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및 풍력발전 설비 사업을 미래사업으로 정하고 투자를 진행 중이며,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미국에 풍력발전 설비를 수출하는 등 대체 에너지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풍력발전 기술업체를 전격 인수하며 풍력 사업에 나섰고 STX중공업은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사인 하라코산유럽의 지분과 관련 특허권을 인수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선박 건조 시장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워 업계 내부에서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며 "플랜트와 에너지 분야 등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추진해왔던 사업다각화가 경기침체기에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각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만큼 조선 부문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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