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부터 원화 값이 급등하고 있다.
5일 원·달러 환율은 1,140.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008년 9월 22일(1,140.3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말을 요약하면 최근 원화 강세는 미 달러화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현상 강화, 한국 경제의 견실한 회복세에 따른 원화 투자 매력 부각, 엔화 약세에 따라 엔화를 팔고 원화를 매수하는 엔-원 크로스 거래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외환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돼 1,100원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새해 들어 환율 25원 급락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올들어 첫 거래를 시작한 이후 이틀간 25원이나 급락했다. 지난해 말까지 포함하면 3거래일 동안 32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원화값이 급등한 이유(환율 하락)는 역외 투자자들이 원화 강세에 베팅하면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 김성순 차장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리스크 선호 현상이 겹치면서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일시적으로 강세로 돌아섰던 달러화는 최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상당기간 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다른 선진국보다 양호한 점도 원화강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41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수출도 사상 처음으로 세계 9위에 오르는 등 우리 경제는 견실한 회복세를 보여줬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도 5.0% 정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외국인 주식자금도 계속 유입돼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삼성선물의 정미영 팀장은 "역외 투자가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좋게 보고 원화 강세에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역외 투자가들은 한국 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 등을 근거로 다른 아시아 통화에 대한 매수 전략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각국의 펀더멘털을 감안해 차별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선물의 정 팀장은 "원화와 인도네시아, 대만 통화가 강세를 띠고 있는 반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급감한 싱가포르를 비롯한 태국, 말레이시아 통화의 강세 폭은 미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 현상도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난해 11월 달러당 84엔 선까지 떨어졌던 엔·달러는 최근 92엔 선까지 상승(엔화 약세)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 경제는 올해 성장률이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침체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것.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도 1,243원대로 하락했다.
즉 역외세력들이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인 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다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거래를 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00원대 진입 가능성"
외환 전문가들은 그동안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1,150원 선이 무너지면서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고 있지만,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가 압도적이다 보니 낙폭을 줄이는 선에서 방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는 "외환당국이 특정 수준을 고수하기보다 환율의 급격한 쏠림현상을 완화하는 수준에서 개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환율이 장중 1,136원선까지 하락한 만큼 조만간 1,1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의 방어 의지 등을 감안할 때 환율이 계단식으로 하락하며 저점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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