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세종시 입주기업' 놓고 재계 여전히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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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확정해 이르면 11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세종시 입주 기업을 놓고 아직도 이런저런 짐작만 나돈다.

삼성전자 등 세종시에 들어갈 기업 명단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여전히 `정부안이 확정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입 닫은 삼성 =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하기로 한 애초 계획을 폐기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을 통한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육성한다는 대안을 내놓으면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삼성이다.

국내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집단이라는 상징성에다 지금은 허허벌판이나 마찬가지인 세종시에 막대한 투자를 해 도시를 일으키는데 일조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전자가 세종시에 5년간 5천억원을 투자해 신규사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사업을 하겠다고 제안했고, 정부는 삼성이 더 큰 사업을 세종시에서 영위하길 희망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삼성 측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입 역할을 하는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 팀장(부사장)은 6일 "세종시에 관해 많이 궁금하실 텐데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로 이 문제에 대한 삼성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안이 공식 발표된 이후 검토해 보겠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삼성전자의 세종시 투자가 아직은 그룹 차원에서 공론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삼성이 세종시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현안이어서 자칫 잘못했다가는 큰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미 이건희 전 회장이 사면복권 혜택을 받은 것이 세종시 입주와 관련된 모종의 빅딜에 따른 결과라는 세간의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삼성은 생각해볼 가치도 없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삼성이 세종시에 어떤 형태로든 투자할 것이란게 재계 안팎의 일치된 관측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부처이전을 상쇄하고 충청민심을 돌리는 효력을 기대하기에 삼성전자만한 기업이 달리 없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소식통도 정운찬 총리의 그간의 발언 등을 감안할때 삼성전자가 최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점만은 분명한 것같다고 말했다.

◇ 세종시 이전 기업 얼마나 나올까 = 세종시에 통합 연구개발(R&D) 센터와 주력 계열사의 신규 설비를 들이기로 한 웅진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큰 기업은 정부의 확정된 세종시 대안을 보고 투자 계획을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세종시의 자족용지 면적 등을 고려할 때 세종시에 어떤 형식으로든 둥지를 틀 대기업은 많아야 3개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를 포함해 기업과 연구소, 대학 등이 들어서는 세종시의 자족용지는 약 1천500만㎡(450만평) 수준으로 태안기업도시 면적과 비슷하다.

만약 이 가운데 3분의 1이 산업용지가 된다고 가정하면, 198만㎡(60만평)인 삼성전자 기흥단지 수준의 공장 2개만 들어가면 꽉 차게 된다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경련이 앞서 지난해 12월13일 세종시 입주와 관련해 제조.건설.유통업 분야의 기업 150여 개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토지 분양가 인하와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 부여를 전제로 24개 기업이 입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정부가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에만 세제 혜택을 주고, 그간 기업도시 등에서 공론화되지 않았던 새로운 기능을 이전시키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을 감안하면 24개 기업 중 입주 요건에 적합한 곳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은 "이전 계획이 아직 없다"거나 "투자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반복했고, 맥주공장 설립 가능성이 거론됐던 롯데그룹도 세종시 수정안의 구체적 내용이 발표되고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이 파악된 후에야 이전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과 더불어 이전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포스코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단계여서 결정된 바 없다"는 이전의 유보적 태도를 버리고 "세종시와 아무런 상관없다"는 다소 부정적 견해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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