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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파격적인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평소 배우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상태로 생활 한다는 것이었다. 이 자료는 2004년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이 수집한 전국 노인생활실태 자료의 분석에 기반한 것으로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20%에 달하는 수가 자녀와 동거 하지 않으면서, 친구나 이웃 등과 전혀 교류가 없다는 슬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즐겨먹는 과자에까지 이름으로 붙일 만큼 우리에게 가까웠던 정(情) 문화, 예로부터 콩 한쪽이라도 나눠먹던 우리만의 따뜻한 교제 풍습은 어디로 갔을까? 회색의 아스팔트처럼 무미건조하고 각박해진 우리 사회 풍조를 생각해 본다면, 위와 같은 실태 조사 자료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나 이웃들이 없다는 게 서글플 뿐이다. 해가 지도록 이웃집, 또는 친척들과 동네 사랑방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정겨운 모습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겐 어느새 동화 속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도 점점 외로워 지고 있지만, 우리 내일의 모습인 부모님은 참 더 외롭다.
물질적인 보상으로 부모님께 보답 하겠다고 바쁘게 달려가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하게 된다. 당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어떤 선물보다도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 사역으로 전락해 버린 생신과 명절 인사보다는,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을 부모님은 기다리고 계시는데도……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마음으로는 공감해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하루에 24시간만이 주어지고, 일주일은 7일로 이루어지지 않는가? 이러한 제한적 요소가 물리적으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에게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란 말처럼 쉽지가 않은 일이다.
지식경제부의 ‘실벗’ (실버세대의 벗) 이라는 실버 도우미 로봇은 모니터를 통해 상대방과 고스톱을 치기도하고 내부 장착된 스테레오 카메라를 이용해 새로운 인물이나 물건을 스스로 등록하고 지식체계에 저장하는 등, 실버 세대를 위해 세계 최초로 콘텐츠까지 갖춘 감성로봇으로 소개되었다. 160cm의 키로 음성대화가 가능하며 일정관리 기능을 통해 약 복용시간도 알려주는 이 로봇은 우리나라 IT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러한 기본적인 사항까지 챙길 가족이 함께하지 못한다는 서글픈 현실을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에 앞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도, 얼마 전 치매노인을 위한 로봇이 발명되어,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약은 몇 시에 복용을 했는지 등을 기억하여 알려줌으로써, 보호자가 없는 상태에서 어르신이 부주의로 인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로봇이 개발되었다. 이 역시 누군가의 간단한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시간과 노력과 돈을 얼마나 쏟아 부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배터리로 작동되는 차가운 심장의 로봇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정까지 시현할 수 있을까?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보자.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나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어르신의 일상생활 도움뿐만 아니라 감성적 필요까지 채워줄 수 있는 선진화된 홈케어 서비스로 신체적, 정서적 지원을 제공해왔다. 장기요양보험의 시행과 함께 어르신 부양이 개인적인 문제를 뛰어넘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부와 민간기업이 가족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되어주고 있다. 단순히 어르신의 곁을 지켜드리는 것을 넘어서, 항상 함께 할 수 없는 가족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여 믿고 맡길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기대한다.
박은경 (주)시니어파트너즈/홈인스테드코리아 대표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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