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 오바마 ‘대형은행 규제안’ 국내 영향은?

상업은행·투자은행 분리 '위험도 높은 투자 제한'

하석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대형은행규제안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식 모델을 추구해온 국내 은행산업도 영향을 받을지 시선이 몰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빼어 든 대형은행 규제안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통해 대형 은행이 거대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에 따르면 은행은 자기자본 투자를 할 수 없고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것도 금지된다.

즉 은행이 자체자금이나 차입금 등을 가지고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거대 은행이 위험도가 높은 투자를 하다 손실을 입을 경우, 결국 정부에서는 은행을 살리고자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조치는 1999년 폐지됐던 '글래스 스티걸법'의 부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법은 상업은행이 고객의 예금으로 주식에 투자하지 못하게 했던 법안으로, 은행·증권·보험 등의 금융영역이 명확하게 분리된 '전업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미 행정부 안대로 진행된다면 은행은 고객의 예금이나 신탁자산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수수로가 주요 수입이 되면서 몸집 불리기에 제약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식 모델을 내세우며 대형 은행을 만들어 내던 국내 금융산업은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금융산업정책은 금융사들의 규모가 작아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논리에 따라 은행·증권·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IB(투자은행)나 CIB(상업은행을 기반으로 한 투자은행)을 모델로 덩치를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미국이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을 규제 강화 방안을 국제적인 논의 대상에 올리면서 우리나라도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금융안정위원회(FSB) 총회 개최국인 만큼 미국의 은행규제안이 국제적인 이슈로 제기되면 이에 대한 논의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다만, 현행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과는 달리 아직 국내 금융산업은 아직 전업주의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증권시장의 경계는 허물어졌지만 은행업무와는 영역이 구분됐고, IB 업무의 비중도 미미해 미국과 같은 선상에서 논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은행법상 유가증권 투자를 자기자본의 60% 이내로 제한하고, 국내 은행은 이마저도 현금화하기 쉬운 국공채·통안채 등 안전자산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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