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서용범의 파이낸셜 플래닝]왜 재무설계가 필요한가?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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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일기”를 본적이 있는가? 새벽같이 일터로 출근하여 해가 떨어져야 귀가하는 아버지들은 나날이 몸과 마음이 지쳐가지만, 열심히 사는 만큼 행복해 하는 가족의 모습을 지켜보며 삶의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6살 아이는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그래서 지쳐서 귀가하는 아빠에게 같이 놀아달라고, 이거 하자 저거 하자 떼를 쓴다. 그런데 퇴근 후 지친 심신 탓에 그런 아이가 아빠는 귀찮기만 하다.

그래서 평소에 아이와의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아버지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대신 면피하는 심정으로 ‘나중에 놀아주마, 피곤하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아이와의 시간을 줄이고 만다. 그래도 아이가 같이 놀아 달라고 조르면 말 안 듣는 아이에게 핀잔만 주고 만다.

평소 아이와의 시간이 부족했던 아버지는 어느덧 훌쩍 커 있는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자라왔는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의 눈높이가 아닌 아버지의 기준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그러다 보니 아이의 잘 못된 점만 자꾸 보이게 된다.
“이 녀석, 식사할 때는 밥상에 팔꿈치 고이지 말랬지?”, “성적이 왜 이 모양이냐, 최선을 다하는 아이가 착한 아이라고 그랬지!” “아빠가 한 번 말하면 들어야지.”
아이는 아버지와 그저 놀고 싶을 뿐이다. 아빠가 좋으니까. 그리고 아빠를 세상 누구보다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니까. 아버지의 꾸중과 아버지의 피곤한 모습 덕택에 아빠와 친하게 놀고 싶은 아이는 마음이 무척 외로워지고 말지만 아버지가 그런 아이의 마음을 알 턱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퇴근 후 여전히 지친 몸을 간신히 가누며 옷을 갈아 입고 있을 때였다.  아이가 방문을 살짝 열고 아빠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갑자기 덥석 달려와 그 조그만 팔로 아빠의 목을 있는 힘껏 꼭 껴안는다. 그리고는 아무 말이 없다.

아~그 순간, 아버지는 차가웠던 가슴에 울컥하는 무언가가 갑자기 뜨거워지며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이 터질듯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는 힘차게 껴안은 따뜻한 아이의 팔 목도리를 느끼며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을 글썽이고 만다.

‘아이야, 아빠가 정말 미안하구나. 아빤 너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 동안 돈 버느라 힘들다는 핑계로 너무나 소중한 너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구나. 미안해.’

우리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아끼고 열심히 노력하는가?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하게 그리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다. 이제 41세가 된 필자도 한 때는 말하면 다 아는 대기업에 최고 성적으로 입사하여 잘 나갔었고, 또 한 때는 그렇게 겁 없이 벌어들인 돈으로 덜컥 사업을 했다가 순식간에 2억을 날리기도 했었다. 빚진 돈을 갚느라고 3년을 현장에서 속칭 일용직을 해야 했었다. 사업한 지 3개월 만에 빚은 1억에 달하고 신용불량자가 되어 취업은 못하니 꺾인 자존심 때문에 한 동안 명절에 본가에 가지도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필자는 많은 돈을 잃었지만 더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제 필자는 돈과 행복은 절대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연봉 1억도 받아 봤고 한 달에 기초생활비 수준으로 생활도 해 보았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도 해 보았다.

이제 필자는 김연아 선수가 경기를 마친 직후 눈물이 복받쳐 오른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는 이겨서도 아니고 힘들었었기 때문도 아니었을 것이다. 정말 진정을 다해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정말 진심을 다하면 가슴이 뜨거워져서 눈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도 자신도 모르게 TV를 보면서 같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것도 주룩주룩......

지구상에 사는 모든 현대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정말 열심히 살아 가고 있다. 그러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가족, 행복, 건강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 것들을 지킬 시간을 잃게 된다.

‘Money is for life’, 돈은 삶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적은 아니다. 우리는 삶의 무게에 눌려 정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필요했던 돈을 목적으로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다 원하지 않았지만 흘러가는 시간을 멈출 수 없기에 어느새 돈 만 남고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가꿀 때를 놓치고 만다.

파이낸셜 플래닝은 이런 것이다. 열심히 사회생활 해서 인정받고 소득을 높이고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펀드로, 적금으로 돈을 굴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벌고, 굴리는 데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 본연의 실체를 놓치게 된다.

아빠의 얼굴에 그리고 엄마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해 주고, 우리 아이에게 행복한 마음을 줄 수 있는 여유. 그런 가정을 가꾸는 좋은 부모는 돈을 많이 버는 부모가 아니라 잘 경영하는 부모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과 산 아래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다른 법이다.

정말 예쁘고 행복하게 삶에 다가가야 하는데, 가끔 아니 매우 자주 정말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중한 그것을 위해 시간을 투자 하지도 못한다. 사회에서 열심히 사는 이유가 그렇게 잘 살기 위해서라면서 정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시간조차 내지 못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핑계로 소유하고 집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파이낸셜 플래닝은 내 집을 짓는 설계도이자 일정표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보험, 적금, 펀드, 부동산 이런 것들은 자재이고, 인테리어라고 할 수 있다. 멋 진 집을 짓는 데에 이 모든 것들 중 한가지도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설계도가 필요 없는 집은 이글루나 초가집 수준 일 것이다. 우리의 생활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수도 없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런 초가집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1가구 1.5차량의 수준으로 살아가고 있다.

자녀의 교육에 대한 생각, 부동산에 대한 생각, 돈을 벌고 쓰는 생각. 이 모든 생각을 이제는 큰 틀에서 합리적으로 바라보고 인생의 구도를 잡아야 한다. 남아 있는 20년 이면 충분하다.

필자는 잘 버는 힘, 잘 모으는 힘 그리고 잘 굴리는 힘을 갖고 있는 부모가 돈을 이기고 정말 소중한 것들을 지킬 수 있는 ‘좋은 부모’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부모는 돈을 많이 버는 경제력 있는 부모가 아니라 가정을 잘 경영해서 처해져 있는 환경에서 안락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부모라 생각한다.

서용범 AFPK(ybseo0924@nate.com)
SK그룹 모네타 금융센터 재무위원

※사외(社外)필자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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