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의안 도출로 회사 정상화의 디딤돌을 놓은 듯 하던 금호타이어가 다시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다.
7∼8일 실시된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부결 처리되면서 광주 경제의 버팀목이자 국내 타이어 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는 대규모 정리해고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시계(視界)는 제로에 가깝다.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는 노조 간부의 말도, "막막할 뿐"이라는 회사 고위 관계자의 푸념도, 금호타이어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단협안이 부결되면서 이제 금호타이어는 대략 3∼4갈래 선택에 놓이게 됐다.
곧바로 부도처리되느냐, 법정관리 절차를 밟느냐, 공장 폐쇄로 공멸하느냐는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채권 회수와 기업개선 차원에서 법정 관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가 "부도가 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온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교롭게도 합의안이 부결된 이날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금융 회사들을 소집, 실사 결과와 함께 채권금리 인하, 만기연장, 출자전환, 감자 등이 포함된 채무재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합의안 부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의안 부결로 현 집행부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 제시할 새 안을 만들기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루가 급한 200여 협력업체들은 벼랑 끝에 내몰릴 수밖에 없게 됐고, 연쇄 도산이나 '브랜드 갈아타기'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측이 끝까지 막으려고 했던 1199명에 대한 정리해고(도급화 1006명 포함)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워크아웃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1월6일 워크아웃 개시 이후 채권단은 3개월간 국내 공장과 해외 법인 등을 상대로 현미경 실사를 벌인 뒤 노사 합의서 등을 토대로 기업 개선안을 확정하고 채권 조정안과 자구 계획안 등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이후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회사 운영 전반을 감시하고, MOU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등 사후관리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회사 정상화의 첫 단추인 노사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일정 차질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제 뭘 믿고 자금 지원을 해줄 수 있겠느냐"며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극도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합의안 부결은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해 실질임금이 무려 40% 가량 줄어든 데 대한 반발 기류가 큰 데다가 중도온건파에 대한 불신임도가 한때 60%에 달했던 점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럴 바엔 차라리 법정관리로 가자"는 여론과 "사실상 백기투항"이라며 집행부 총사퇴를 촉구해 온 강경파의 입김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경영환경 악화와 시장경쟁력 약화로 초래된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을 조합원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로 본다"며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회사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밖에 없고, 채권단의 긴급자금 투입도 기약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금호그룹 계열사 관계자도 "이젠 답이 없다"며 "최악의 상황을 어떻게 뚫고 가야 할 지 앞이 깜깜하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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