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헤리티지 보고서, “북한 붕괴되면 미국 한국, 중국과 충돌할 수도…”

 "만약 북한 체제가 붕괴한다면?"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연구단체인 헤리티지 재단이 7일 ‘북한의 권력 이양이 미국에 미치는 의미 (Leadership Change in North Korea--What it Means for the U.S.)’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병환이 알려진 상황에서 북한의 후계자 선정 문제, 체제 안정 등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동북아시아 정세가 매우 우려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브루스 클링너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은 동북아시아 전쟁 발발 가능성을 언급한다. 만약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한다면 핵무기를 통제하기 위해 한국, 미국, 중국 등이 군대파견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터져 나온다면 군사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북한 위기 상황 시 중국의 역할이 동북아 정세를 좌우할 것으로 봤다. 클링너는 중국이 북한 체제 유지와 북한으로부터 대규모의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초기에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북한 붕괴 후 손 쓸 도리가 없다면 군대를 주둔시켜서라도 체제를 안정시키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중국이 다른 나라의 대북 개입을 강경하게 막으려 든다면 충돌 위험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붕괴가 나타나기 전에 긴급사태 대책(contingency plan)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주한미군에는 ‘북한 정권이 붕괴하거나 주민의 대량 탈북 사태가 나타날 경우 미국이 이를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정을 위협하는 준전시상황으로 본다’는 ‘작전계획 5029’가 수립돼 있다. 하지만 작계 5029는 2005년 한국의 참여정부 당시에 ‘비전시 상황에 군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야 하는가’에 관해 ‘주권침해’ 논란을 불러왔다.
때문에, 북한에서 급변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국군과 미군이 어떻게 행동한다는 대략적인 내용만 담은 개념 계획에만 머물러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어떤 제안을 받을 적이 없고, 어떤 것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직 작전 계획으로 공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클링너는 포괄적인 긴급사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본다. 군사력을 토대로 사태의 단계별 대책을 만들자는 것이다. 다각적인 협력 체계를 만들어 한국과 미국은 물론 일본도 참여시킬 수 있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정부간, 부처간 합동 훈련이나 연습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압박해 북한 급변사태 시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하고, 만약 중국이 모호한 태도를 계속 보인다면 동북아시아에서 한국, 중국, 미국 세 나라가 군사 충돌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체제 유지는 권력 승계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김정일에게는 세 명의 아들이 있다. 클링너는 김정일의 첫째 아들이기 때문에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점쳐졌던 김정남은 배다른 동생 김정철과 김정은의 출생으로 후계 구도에서 멀어지고 있었으며, 위조 여권 때문에 일본에서 추방되는 등 김정일의 눈 밖에 나 후계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주장한다.

김정철의 경우에는, 2005년부터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참석하는 회의 등 중요한 중국 외교 시에 김정일과 동행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10년 2월에 우리나라에서 탈북자들의 설립한 자유북한방송이 ‘(북한에서)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을 기념일로 정했다’고 보도했던 것 등을 지적하며 ‘김정은에 대한 편애 때문에 김정철의 운이 다했다’고 썼다.

그러나 김정일이 아버지 김일성의 정치 체제를 그대로 이어갔듯이, 후계자가 누구로 바뀐다 하더라도 북한의 교전 상태(belligerence)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973년 창설된 헤리티지 재단은 후버연구소와 함께 미국 내에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 성향의 연구기관이다. 미국의 전략방위계획(SDI) 이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서구 동맹 체제의 공고화 이론 등의 정책이 헤리티지 재단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30여 년 간 미국의 보수주의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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