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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81일, 첫 노사합의안이 부결된 지 13일 만이며, 워크아웃이 개시된 날로부터는 106일째되는 날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합의안이 최종 통과되면서 광주 경제의 대들보인 금호타이어는 회사 정상화를 위한 디딤돌을 다시금 놓게 됐고, 간판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등 혹한의 시련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도 봄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백기투항'이라는 노조 내부 반발과 노(勞)-노(勞) 갈등을 딛고 합의를 일궈낼 수 있었던 데는 몇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워크아웃이라는 특수한 상황인데다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의 선결 조건인 노조동의서를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포기하고, 법정관리와 파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채권단의 서슬퍼런 공언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노조원은 "부결되더라도 재협상의 여지가 있었던 1차 합의 때와 달리 이번엔 부결 즉시 채권단이 '마지막 카드'를 떠내 들 가능성이 농후해 노조로선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합의안 부결 직후 사측이 200명 가까운 살생부를 통보하고, 도급 대상자 1006명에 대해서도 한달 시한부로 '해고 후 도급화 전환'을 발표해 대량 해고가 현실화된 점도 압박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기업신뢰도 추락과 생산 차질에 따른 200여 협력업체와 지역 상인들의 연쇄피해,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늦춰지면서 전 직원이 5개월간 무임금으로 고통받은 점, 실사결과 자본 완전 잠식 상태로 드러난 것도 반발 표심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낙제수준의 회사 성적표가 "대안이 없다"는 여론을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의 최종 관문을 통과한 노사는 금명간 최종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통보는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고 공장은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타이어 업계 2인자인 금호타이어는 이로써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해 채권단의 긴급 자금 지원을 동력삼아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직장폐쇄나 공장점거와 같은 극단적 대립없이 노사가 산통 끝에 자율합의를 이끌어낸 만큼 잔뜩 움츠러든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풀어야할 과제도 만만찮다. 협상타결의 들뜸보다 '얻은 것이 없다'는 자괴감이 투표장 곳곳에 배어난 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절박했다", "모두가 살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노조 집행부의 고백에도 불구, 적잖은 조합원들이 합의안 부결에 동조한 점은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임금이 반토막난 것도 모자라 해고 대상자들에게 불법 파업이나 사규위반 행위 등을 금지하고, 회사를 상대로 민, 형사상 소송을 제한하는 '취업규칙 확약서'까지 제출토록 한 것을 '노예계약서'로 보는 시각과 집행부 총사퇴, 박삼구 회장 일가 재산 환수 등을 주장하는 강경파의 주장을 어떻게 흡수할 지도 관건이다.
한편 워크아웃 개시 후 3개월간 정밀실사를 마친 채권단은 노사합의서를 토대로 이달 23일께 채권 조정안과 자구 계획안 등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5000억∼6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3500억∼5000억 원 규모의 출자 전환과 주주별 차등 감자 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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