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햇빛이 그리워', 일조량 부족 여파 심각

2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잦은 비에 따른 일조량 부족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일조량 부족이 농작물 재해로 인정되면서 지자체는 피해 산정 및 복구비 배정으로 분주하다. 일부 채소류는 작황 부진과 출하 물량 감소 등으로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일조량 부족, 경남 6283㏊ 피해

올봄 지속되고 있는 이상저온 현상과 일조량 부족, 강수량 증가 등으로 경남 지역 농작물 작황도 직격탄을 맞았다. 피해가 접수된 지역은 진해시를 제외한 19개 시·군으로 피해면적은 8283㏊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국고 지원 대상은 3614㏊로 경북에 이어 전국 두 번째다. 시군별로는 김해 1400㏊, 진주 1380㏊, 창원 758㏊, 함안 653㏊, 창녕 408㏊, 밀양 333㏊ 등이다.

함안을 중심으로 재배가 집중되고 있는 수박의 피해 면적은 1452㏊로 50% 이상 피해를 본 곳이 1338㏊에 이른다. 383㏊가 피해를 입은 딸기는 이 가운데 254㏊가 50% 이상 수확을 못할 지경이다. 이밖에 화훼와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등 기타 작물도 1589㏊가 햇빛을 못봐 수확물을 절반도 건지지 못했다.

▲재해복구에 114억5900만 원 투입

일조량 부족이 농업재해로 인정되면서 경남에만 모두 114억5900만 원이 투입된다. 정부가 59억7500만 원, 경남도가 14억4900만원, 시·군이 17억700만 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23억2800만 원은 융자 및 자부담 형태다.

일조량 부족이 농업재해로 인정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때문에 기준도 신설됐다. 재해에 해당하는 일조량 부족 기준은 10일 단위로 평년에 비해 일조량이 20% 이상 감소한 현상이 연속해서 2회 이상 발생해야 한다. 올해는 2∼3월 초 일조량이 평년과 비교해 약 40%정도 부족해 일조량 부족과 작물 피해의 인과관계가 인정됐다.

경남도는 국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곳에 대해서도 농약대 등을 지원해 피해 농가를 돕기로 했다.

▲채소류 가격 껑충

일조량 부족으로 일부 채소류의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도가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농산물유통공사와 서울가락시장 도매가격을 집계한 결과 파프리카(5㎏)는 6만8405원으로 전월에 비해 무려 168% 뛰었다.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해 산지 출하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무(2㎏)는 개당 1480원으로 전월에 비해 58.1%, 배추는 포기당 4230원으로 22% 뛰었다. 이밖에 양파(1㎏)는 1650원으로 95.5%나 올랐다. 이들 작물도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부진과 출하량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더해 낙동강살리기 사업 영향으로 하천부지 경작지가 대폭 감소한 것도 과채류 가격 급등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경남을 포함한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전체 보상 편입토지는 2495만1000㎡. 이 가운데 시설하우스나 노지 채소 재배 등을 위해 하천점용허가를 받은 토지는 1657만㎡로 여기서 나와야할 과채류가 사라져 가격 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조량 얼마나 부족했나

2월 초순부터 4월 중순까지 전국 평균 일조시간은 382.2시간으로 평년의 75%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일조량 부족은 지난 해 겨울부터 발생했다. 12월 일조량은 평년보다 10%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 2월 들어서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일조시간은 2월 하순에 15시간, 3월 상순에 52시간이 각각 평년보다 적었다.

문제는 평년보다 낮의 기온이 낮고 비가 잦은 날씨가 5월 상순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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