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인왕산 수성동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

동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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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1676~1759)의 진경산수화에 등장하는 인왕산 수성동(水聲洞) 계곡이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 겸재 정선이 그린 수성동
▲ 겸재 정선이 그린 수성동
서울시는 수성동 계곡이 전통적인 명승지로 보존가치가 크고, 이 일대가 조선후기 중인층을 중심으로 한 위항문학(委巷文學)의 주무대로 문학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동 계곡을 문화재위원 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2010. 4. 8)를 거쳐 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문화재로 지정되는 범위는 인왕산 길 아래 계곡 상류부터 하류 복개도로에 이르는 길이 190m, 폭 18m의 계곡 일대와 옥인아파트 옆에 있는 길이 3.8m, 폭 90cm 돌다리이다.

수성동은 누상동과 옥인동의 경계에 위치한 인왕산 아래 첫 계곡으로, 조선시대 ‘물소리가 유명한 계곡’이라 하여 수성동(水聲洞)으로 불렸다. 여기서 ‘동(洞)’은 현재의 행정구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골짜기, 계곡’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이곳은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이자 당대 명필이었던 안평대군(1418~1453)의 집터로도 유명하며, 현재 종로구 옥인동 옥인아파트 일대를 일컫는다.

겸재는 인왕산 아랫동네에 살면서 이 일대를 여덟 폭의 그림으로 담아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으로 남겼는데 수성동 풍경도 그 중 하나다. 추사 김정희(1786~1856)와 규장각 서리(書吏) 박윤묵(1771~1849) 등 조선 후기 문인은 수성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시로 남기기도 했다.

한편, 동 계곡 아래에 걸려 있는 돌다리는 그간 '기린교(麒麟橋)'로 소개됐으나, 정밀조사 결과 기린교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등장하고,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원위치에 원형 보존된, 통돌로 만든 가장 긴 다리라는 점에서 문화재로 지정·보존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 정밀 측정을 거쳐 7월 중 지정고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수성동 일대 옥인아파트는 6월 철거하고 내년까지 계곡 주변의 지형과 경관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한다. 회화 속 풍경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지정을 계기로 문화재 지정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위항문학 : 조선 후기 중인·서얼·서리 출신의 하급관리와 평민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문학. 기존의 한문학이 양반사회의 전유물이었다면, 위항문학은 중인, 평민층이 중심이 되어, 이를 계기로 문학이 사회 저변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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