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노사정, 정치권의 표밭에 당당히 맞서라

지난번 노동법 개정의 골자인 ‘복수노조시대’와 ‘노조자립시대’의 성공적인 정착이 물건너 건 느낌이다. 노사정 당사자들보다 정치권의 표밭에 밀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수노조시대’가 ‘노조난립시대’가 되지 않고, ‘노조자립시대’가 ‘노조축소시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사정 모두 미래지향적이고 대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노사정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다시한번 짚어보고 공감대를 모아야 한다.

'타임오프제'가 시행되는 7월부터는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갈등이 많아질 것이 뻔하다. 기존의 갈등해결 시스템으로서는 역부족이다. 이를 보완·개선하는 일 또한 급선무다.

노동기본권의 보호차원에서 복수노조 설립은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한 사업장에 여러 개 노조가 있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노사정은 ‘1사, 1노조’가 바람직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노동조합끼리 경쟁보다 협력을 지향하며 노동조합과 사용자는 상생의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천명해야 한다.

‘노조난립시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노동계는 내부 갈등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노동조합끼리의 갈등, 조합원과 노동조합의 갈등, 정규직 조합원과 비정규직 조합원의 갈등 등을 자체적으로 예방·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개별 노조의 조직 관할문제, 조합원의 자격문제, 조합비문제 등에 대한 시비를 상급단체가 조정이나 중재 등을 통해서 해결하는 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분산되어 있는 전국 단위의 노총을 하나로 통일하는 방안도 범노동계 지도자들이 추진해나가야 한다. 
‘노조자립시대’는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점에 대해서는 정부와 경영계가 노동조합의 현실을 고려하는 대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노동계 또한 절박한 자세로 재정자립을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조합원들이 내는 조합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매우 적다고 한다.

반면, 노동조합이 임금이나 근로조건 개선 등 조합원들의 권익향상에 기여하는 바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일반 조합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범 노동계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

개별 노조차원에서도 스스로 재정을 자립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노조가 조합원들의 자주적인 결사체로서 사용자에 대해서 권익향상을 당당하게 요구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로부터 자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조가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거품이 있다면 이를 제거하는 자구노력부터 기울여 조합비의 현실화에 대한 일반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수노조시대'와 ‘노조자립시대’가 되면서 사용자측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는 증가할 수밖에 없고 노사관계는더 불안해질 소지가 많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계는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의 문제를 경계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사용자측은 노조가 난립되지 않도록 직원들의 직장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장시간 근로 관행을 해결하고 공정한 인사 관행이 확립되도록 하는 것 또한 노사 상생의 길이다.

완벽한 법은 없다. 또 법이 모든 문제를 세세히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복수노조시대와 노조자립시대로의 이행에 따른 갈등을 공정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동 갈등해결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게임의 규칙을 규정하는 법제도가 시험대에 올라가지 않도록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정치권의 표밭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