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하청기업에게 납품단가를 깎는 방법으로 이익을 챙기는 이른바 ‘뱀파이어 현상’에 대해 내린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아직도 예전의 잘못된 관행들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는데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어제 기아자동차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소송에서 "문제가 된 34개 업체 중 9개 업체와 관련해 내린 시정명령 등만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32개 업체에 내린 시정명령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기아자동차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가지고 있고, 인하된 납품대금을 보전해 줄 능력이 있었음에도 상당 기간 전액을 보전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 판결 요지다. 모든 부품업체들을 기만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아자동차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린데 대해 정당하다는 판단이었다.
이 같은 사례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조선총독부 시절 일본에 당하던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불평등 거래다.
하청업체에게 원청업체는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상전이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약자들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생명줄이 바로 상전이다. 때문에 상전의 명령을 거역했다가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 진다.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야 만 생존이 가능하다.
원청업체들은 이 같은 수직 계열화 된 거래구조를 악용한다. 자신들의 영업실적이 부진하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무조건 하청업체에 떠맡긴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 기아자동차가 하청업체에 납품단가를 10%만 깎아도 기아차는 몇 천억 원 대의 어마어마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오늘날 대기업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인 기아자동차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실로 놀라울 뿐이다. 건설업계, 유통업계에도 이 같은 일로 원청, 하청, 입주업체간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렇게 Win-Win 상생을 외쳐대고 있지만 실제로 기업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이다. 왜 법인인가.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개인에게 인격이 있다면 법인에는 법인격이 있다.
진정으로 이제는 법인격을 지켜야 한다. 더 이상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 약자를 배려하고 도와주지는 못할지언정 그들의 피를 빨아 먹고 살아서야 되겠는가.
기업들의 몸속에 배파이어의 피가 흘러서는 절대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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