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성년의 날은 새로운 문화이자 축제다

족두리와 비녀를 꽂아 올린 머리. 마을 어른으로부터 술잔을 건네받는 초례가 이어지고, 드디어 사회적 책임을 짊어지는 '성인'이 된다.

5월 셋째 월요일은 성년의 날이다. 만 20세가 된 젊은이들에게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짊어질 성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을 일깨워주고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 격려하는 날이다.

성년의 날은 지난 1973년‘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6615호)에 의거 4월 20일로 정했었다. 그러다 1975년 5월 6일로 변경한 뒤 1985년부터 5월 셋째 월요일로 정해 국가청소년위원회 주관으로 기념일 행사를 열고 있다.

예로부터 나라·민족별로 다양한 성인식 행사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는 관례(冠禮) 의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어른이 되었음을 알렸다.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첫째 관문인 ‘관’이 바로 이 성년례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밀림 속의 자그마한 부족에서도 성년식을 치른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참아내며 성년식을 치르는 곳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가끔 접하곤 한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만 20세가 되면, 지역이나 마을 단위로 어른들을 모셔 놓고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전통 의례를 치르는 곳이 많았다.

그러나 갈수록 서양식 성년식에 밀려 전통 성년례의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에서 청소년들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고, 전통 성년례에 담긴 사회적 의미를 깨우쳐 줄 목적으로 성년의 날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어른인 ‘큰손님’을 모셔놓고 상견례(相見禮)·삼가례(三加禮)·초례(醮禮)를 거쳐 성년선언으로 이어지는 성년의 날 행사를 한다.

그러나 요즘 젊음의 상징 홍대 앞 거리의 성년의 날 풍속도를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다양한 이색 행사들이 즐비하다. 새내기 숙녀들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강의에 시선이 집중되고 네일 아트까지 무료 강습과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은공예 체험 행사에 참가해 연인들끼리 커플링을 만들어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기도 한다. 콘서트나 영화 무료 관람 같은 다양한 문화 행사도 풍성함을 더해준다.

사실 성년의 날이 되면 통과의례처럼 술을 마시고 꽃다발과 향수를 선물하는 등 국적불명의 성년의 날을 보내왔다.

요즘 성년의 날은 젊은이들에게 또 하나의 문화이자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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