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광주민주화 30주년 기념식, 반쪽 행사 전락

궂은 날씨·5월항쟁 홀대 반발 기념식장 썰렁

홍민기 기자
이미지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기념일을 사상 최초로 정부 주관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이날 기념식이 ‘반쪽 행사’로 전락한 가운데 굵은 비까지 내리면서 기념식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18일 오전 8시30분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국가보훈처 직원들과 경찰 경비 병력이 행사 전부터 기념식 현장에 도착해 2000여 석 좌석을 배치해 행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5월항쟁 홀대에 반발한 5월단체 관계자 등이 대거 불참을 통보해 절반 가량이 빈 좌석으로 남았다.

궂은 날씨 탓에 기념식 후 일반 추모객들의 발길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날 민주묘지에는 하얀 소복을 차려 입은 유족회 회원들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을 행사 순서에서 배제해 일부 유족회원들은 인근 구 묘역에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주관한 기념식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기념식 초청을 받은 일부 5월단체 회원들은 기념식장에 참석하지 않고 ‘민주의 문’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다 기념식 진입을 시도, 경찰 인력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 회원들은 추도식이 진행되는 내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기념식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들은 한동안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구호를 외치기도 했으며 일부 회원들은 기념식 후 식장을 빠져 나가는 총리 일행을 뒤쫓으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 유족회원은 “30년 동안 5월단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월의 노래로 여겨왔는데 정부가 기념식에서 이를 배체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경건하게 치러져야할 기념식이 파행을 맞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념행사위원회는 정부의 5월항쟁 홀대에 반발해 국가보훈처 주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같은 시간에 망월동 구 묘역에서 별도의 기념식을 치렀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 정운찬 국무총리가 기념식사에 나서자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야유를 보내는 소리가 그대로 중계방송을 통해 전파를 탔다.이날 기념식은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에서 생중계 됐다.

정 총리는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발판 삼아 일류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며 “중도실용 정신을 실현시키는 것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이 대통령의 메세지를 낭독했다. (사진=뉴시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