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泰반정부 시위사태 일단락됐으나 갈등 불씨 꺼지지 않아

모를 파국으로 치닫던 태국 반정부 시위사태가 시위대 지도부의 시위중단 결정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지난한 태국의 정치 사회적 불안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9일 수도 방콕 시내에 위치한 반정부 시위대 거점지역 소탕작전을 실시함으로써 현재까지 4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하는 등 태국 반정부 시위사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듯 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가 추가 희생자 발생을 막기 위해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는 당국에 투항한 상태이며, 일부 시위대들은 경찰에 자수하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의 시위 중단 결정에 반발한 일부 시위대들이 쇼핑 몰에 방화를 시도하는 등 방콕 시내 곳곳에서 여전히 시위대와 정부 군경 간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어, 태국 정부는 방콕 시내에 통행금지령을 발령한다는 계획이다.

두 달간 방콕을 혼돈의 장으로 만든 이번 시위사태는 일단 한 막을 내렸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아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

지난 2월26일 태국 대법원이 태국 내 동결된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재산 766억 바트 가운데 절반 이상인 460억 바트를 몰수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촉발된 이번 태국 반정부 시위사태는 탁신 전 총리의 세력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일명 레드셔츠)'이 주도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두 달 간 방콕 시내 일부 지역을 점거한 채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이는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소득층의 지지를 받고 있어 레드셔츠가 총선을 실시할 경우 다시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가 지난 13일 반정부 시위대의 방콕 시내 거점 지역을 봉쇄하면서 격화된 반정부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로 현재까지 최소 38명이 숨지고 수 백 명이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대의 강경파 지도자였던 카티야 사와스디폴 전 특전사령관이 사망하고, 태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과 개인 등의 106개 계좌를 동결한다고 밝히면서 양측 간의 대립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태국 정부가 17일 반정부 시위대 측의 협상 재개 조건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면서, 태국 반정부 시위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국 태국 정부 측은 기존의 강경태도를 고수하며 19일 오전 반정부 시위 지역에 장갑차와 병력 등을 전진 배치하고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등의 강제 진압에 들어갔다.

태국에서 친(親) 탁신 세력이자 농민과 빈민층 지지 세력인 '레드셔츠'와 반(反) 탁신 세력이자 왕실과 중산층 지지세력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일명 옐로셔츠)' 간의 대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의 발단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2월 탁신 전 총리 일가의 탈세의혹으로 태국에서 반정부시위가 발생했으나, 이후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탁신 전 총리가 창설한 타이락타이(TRT)가 압승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군부의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는 실각하게 되고 이후 영국 망명길에 올랐다.

하지만 이듬해 치러진 총선에서 친탁신 세력인 '국민의 힘(PPP)'이 승리하게 되면서 2008년 2월 탁신 전 총리는 본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반탁신 세력인 옐로셔츠는 정부 청사와 공항을 점거하는 등 극렬한 저항을 벌이고, 이에 탁신 전 총리는 다시 해외로 도피해야만 했다.

같은 해 10월 태국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했으며, 12월에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힘' 등 집권 연합 3당의 해체를 명령했다. 이에 과도정부가 구성됐고 의회는 당시 민주당의 아피싯 웨차치와 총재를 새 총리로 선출했는데, 결론적으로 반 탁신 세력이 반정부 시위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전 정권을 무너뜨린 셈이 된 것이다.

이에 지난 해 3월 레드셔츠가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정부 청사를 봉쇄하며 의회 해산을 요구했다. 심지어 같은 해 4월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세안 3' 정상회의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복잡한 양상을 띠며 현재 진행 중인 태국의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풀어낼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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