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北 검열단 파견, 제재 때는 전면전쟁 조치

전면전쟁 언급 강력 반발

김현연 기자
수거된 북측 어뢰 추진모터 ⓒ뉴시스

천안함 결과 발표 직후 북한은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은 수거된 순회전 및 역회전 프로펠러 5개, 추진모터, 조종장치를 분석해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 폭약 250kg 규모의 중어뢰 공격이 천안함 침몰의 원인라고 발표했다. 이에 북한은 즉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으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남측에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북한 관련성을 전면 부인해온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도 "천안호의 침몰을 우리와 연계돼 있다고 선포한 만큼 그에 대한 물증을 확인하기 위해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남조선 현지에 파견할 것이며 함선 침몰이 우리와 연계되어 있다는 물증을 내놓아야 한다"며 "아무런 물증도 없이 천안호 침몰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연계시키다가 끝내 침몰원인이 우리의 어뢰 공격에 있는 것처럼 날조된 합동조사결과라는 것을 발표해 내외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 어떤 응징과 보복행위에 대해서도 우리의 국가적 이익을 침해하는 그 무슨 제재에 대해서도 그 즉각 전면전쟁을 포함한 강경조치로 대답할 것"이라며 "우리가 수행하는 전면전쟁은 날조극을 꾸민 역적패당과 그 추종자들의 본거지를 청산하고 통일대국을 세우는 전민족적이고 전인민적인 전국가적인 성전이 될 것"이고 엄포했다.

북한이 '전면전쟁' 등을 거론하며 강력 반발하는 데는 국제공조를 통해 대북제재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계속된 경제난에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지원이 중단되고 핵개발로 인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천안함 사건으로 추가 제재를 받게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고령과 건강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방문한 것은 북한의 처지가 얼마나 다급한지를 입증한다. 그럼에도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담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는 김위원장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넘어서는 대북 원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위원장은 당초 알려진 중국 지도부와의 공연 관람 일정을 취소하고 북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엔안보리 추가 제재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안보리 회원국들의 합의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여 향후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안보리 제재조치의 수준과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강력대응은 이런 상황에서 정면 돌파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물밑 접촉을 계속하겠지만 중국에 기대한 만큼의 협조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도 염두한 대비일 수 있다. 검열단 파견을 빌미로 우리 정부와 직접 협상하고, 파견과 조사, 분석, 결과 발표까지 상당한 시간을 끌면서 국제사회 관심이 가라앉을 ‘시간 끌기’ 측면도 강하다. 특히 검열단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우리정부의 증거자료에 대해 조목조목 부인함으로써 민군합동조사단의 결과발표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양측의 조사결과가 혼전양상으로 갈 경우 어느 정도 남측 조사결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고 남한사회에 일고 있는 정부불신을 키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북한의 검열단 파견 요청을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지, 중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중국의 입장에 따라 국제공조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외교력과 국제사회의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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