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코스닥은 마이너리그?…코스닥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지하 식당에서 한 커플이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밥을 먹던 여자가 "그런데 오빠, 코스피는 뭐고 코스닥은 뭐야"하고 물었다. 그러자 남자는 "코스닥은 코스피시장(유가증권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고 불안정한 회사들이 상장된 곳이야"라고 답했다.

남자가 뱉은 단순한 대답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짐작케 한다. 남자의 말처럼 정말 코스닥시장에는 규모가 작고 불안정한 회사들만 있을까?

◇ 코스닥에도 실적 좋고 탄탄한 회사 많다

코스닥시장에도 지난해 매출액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12월 결산법인이 3개나 있다. 쌍용건설이 1조9689억 원, SK브로드밴드가 1조8939억 원, KCC건설이 1조5289억 원 규모 매출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매출액을 1조5000억 원 이상 올린 12월 결산법인은 전체 640사 가운데 92개에 불과하다.

코스닥기업 중 지난해 순이익 1000억 원 이상 기업도 2개 있다. 인터파크가 2751억 원, 동서가 1078억 원 순이익을 냈다.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지난해 순이익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전체 640사 중 82개에 그치고 있다.

영업활동 효율성의 척도인 매출액 영업이익률 면에서도 코스닥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 비에스이, 인포바인, 게임빌, 위메이드, 메디톡스는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 50%를 넘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 50%를 넘긴 회사는 19개에 그쳤다.

코스닥시장은 재무구조 건전성의 척도인 부채비율 면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986사 중 지난해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회사는 612사였다. 유가증권시장 내 부채비율 100% 이하 회사는 전체 640사 중 375사였다.

◇ 코스닥 소속 회사는 불안정? 천만의 말씀

앞서 소개한 커플의 대화 중 남자는 코스닥회사가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코스닥시장에 햇수로 30년을 넘긴 회사가 168사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1943년 12월 29일 설립된 코스닥시장 내 최장수 기업이다. 67살 먹은 삼천당제약을 포함해 아트라스비엑스, 대선조선, 중앙에너비스, 동화홀딩스는 모두 1948년 8월 15일 한국 정부 수립 이전에 세워진 회사다.

부산방직공업 등 12사는 1950년대에, 선광 등 32사는 1960년대에, 대영제지공업 등 119사는 1970년대에 문을 열었다.

◇ 코스닥시장 인식 전환, 언제쯤?

이처럼 괜찮은 기업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홀대를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을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문화기술(CT) 등 신성장산업 중심 종합증권시장'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사들이 대거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문제가 새삼 부각됐다.

2008년 코스닥 시가총액 1위 NHN, 3위 LG텔레콤, 6위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났다. 부국철강도 2008년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했다. 지난해 키움증권과 황금에스티에 이어 올해 신세계푸드가 같은 길을 갔다.

이전 상장하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코스닥시장에 있기 때문에 기업 가치가 저평가되고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를 댄다.

심지어 일부 기관투자자나 외국계 펀드가 코스닥기업 투자 관련 내규를 정해뒀다는 소문도 떠돈다. 코스닥기업 주식을 살 때 투자금액을 제한하거나 투자대상선정 때 유가증권시장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 등이 소문의 골자다.

저평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스닥시장본부는 올해 국내 IT기업의 대표격인 NHN을 다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시키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끝내 이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첨단기술 기업이 모인 '한국판 나스닥'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다시 미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코스닥상장사를 '프라임', '비전', '일반그룹' 등 3개 소속부로 분류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또 거래소는 스타지수, 코스닥 프리미어지수, 벤처지수, IT벤처지수 등 각종 지수를 개발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신흥기업들 역시 쉬지 않고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한국거래소에 신규상장된 32사 가운데 20사가 코스닥시장을 선택했다.

코스닥시장이 '코스닥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벗고 유가증권시장 못지않게 주목 받는 주식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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