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2010WC]이동국, 12년 만에 본선행 "오랜 염원 이뤘다"

지독한 부상 악연으로 월드컵 본선과 긴 시간 인연을 맺지 못했던 '라이언킹' 이동국(31. 전북)이 드디어 오랜 꿈을 이뤘다.

이동국은 1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허정무 감독(55)이 발표한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23명)에 포함되며 지난 1998프랑스월드컵 출전 이후 12년 만에 본선행에 성공했다.

지난 16일 에콰도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이동국은 부상 회복에 3주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아 본선행이 불투명하게 전망됐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시작 이후에도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우려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동국은 5월 31일 오후 자기공명촬영(MRI) 검사 결과, 부상 부위가 아물어 1주일 뒤부터 훈련 참가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허 감독은 이에 이동국을 최종명단에 승선시키기에 이르렀다.

12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역경이 많았던 본선행이었다.

네덜란드와의 프랑스월드컵 본선 2차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동국은 한국축구계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각광을 받았다.

이후 청소년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동국은 이변이 없는 한 2002한일월드컵 출전이 확실시 됐으나,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 실패 뒤 찾아온 부진으로 안방에서 선배와 동료들이 4강 신화를 일구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한동안 부침을 겪었던 이동국은 군입대 후 성숙한 모습을 드러내며 2006독일월드컵 출전을 노렸지만, 본선 직전 또다시 부상을 당하며 눈물을 흘렸다.

두 차례의 시련 뒤 이동국은 재기를 다짐했으나, 200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기간 중 음주한 사실이 적발돼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조중연)로부터 대표선수 자격 1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야심차게 진출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도 활약을 보이지 못해 2008년 K-리그 성남일화로 복귀했으나, 후반기에 이렇다할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대로 끝날 것처럼 보였던 이동국의 활약은 2009년 전북현대 이적 후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동국은 전북에서 최강희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절치부심, 리그 30경기에서 22골을 쏘아올리며 K-리그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득점왕 타이틀을 목에 걸었고, 소속 팀의 첫 우승에도 기여했다.

이동국의 활약에 반신반의하던 허정무 감독(55)도 결국 8월 12일 파라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이동국을 합류시켜 기량을 테스트했다.

이동국은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대표팀에서 침묵하며 또 다시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1월 대표팀의 남아공 전지훈련에서 골 감각을 서서히 되찾은 이동국은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0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골맛을 보며 부활을 알렸고,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본선 출전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결국 이동국은 허 감독의 신임 속에 그토록 염원했던 생애 두 번째 월드컵 무대에 나서게 됐다.

이동국은 6월 12일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그리스와의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는 출전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전에는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활약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주전경쟁은 피할 수 없다. 이동국은 그리스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안정환(34. 다롄), 염기훈(27. 수원), 이승렬(21. 서울)과 경쟁을 펼치게 됐다.

박주영(25. AS모나코)이 사실상 투톱의 한 자리를 확정지은 상황이어서 파트너 역할을 얼마만큼 잘 해내느냐가 승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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