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광주은행 분리매각 이달 내 윤곽…시나리오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이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을 우선 분리매각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실리면서 자산규모 17조 원대의 향토은행인 광주은행의 매각방식에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광주·전남 금융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금산분리 완화 방침에 따라 추진된 우리금융 민영화는 정부가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 법조항을 개정하면서 본격화됐다.

2001년 3월 설립 당시 100%던 정부(예금보험공사)의 지분도 순차적으로 매각돼 2007년 6월 72.97%, 2009년 11월 65.97%, 올해 4월 56.95%로 9년 만에 반토막났다.

정부는 당초 다른 금융지주와의 합병(M&A)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으나, 실익이 많지 않은데다 은행대형화를 제한하는 국제적 금융규제법(일명 볼커 롤)도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커 자회사 분리매각 등을 골자로 한 우리금융 민영화를 우선 추진한 뒤 나중에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최근들어 '선(先) 민영화, 후(後) 대형화' 방안을 거듭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 경제의 허파인 광주은행 매각 문제가 또 다시 이슈로 떠오르면서 지역 금융계와 경제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우선 광주은행을 비롯 전국 6개 지방은행 노조가 지난 4월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한 성명서를 통해 "메가 뱅크화에 반대하고,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독자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18일에는 광주상공회의소 박흥석 회장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을 차례로 만나 광주은행 분리매각을 적극 건의했다.

현재 광주은행 매각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대략 3∼4가지. ▲지역자본에 의한 인수 ▲시민주주 ▲전북은행과의 합병 등이다.

이 중 유력시되는 것은 지역자본에 의한 인수로 부산은행의 대주주가 자금동원력을 갖춘 롯데그룹인 것처럼 지역의 굵직한 기업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으로 4∼5개의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지분 5∼10%를 나눠 팔아 과점 주주그룹을 만들거나 5% 미만으로 지분을 쪼개파는 완전 분산매각 등이 골자다.

유사한 형태가 시민주주로, 시·도민과 전략적 투자자, 지역 상공인을 주축으로 광주은행 시장거래가인 1조5000억 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지역자본에 의해 인수될 경우 이익을 지역 기업에 되돌릴 수 있어 지역 발전의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간판기업들이 줄줄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자금 동원력이 큰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고, '지방은행은 산업자본이 지분 10%이상을 보유할 수는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도 간과할 수 없어 이래저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주주 역시 불황 속에 과연 1조5000억 원을 조성할 수 있으냐가 관건이다.

전북은행의 경우 자산 7조2300억 원에 직원수 940명으로, 광주은행(17조3000억 원, 1480명)에 비해 턱없이 적은 데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보다도 자산 규모가 작아 자칫 '새우가 고래삼킨 꼴'이 될 수 있어 합병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여러 설은 나돌지만 쉬운 그림은 하나도 없다"며 "금융당국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1968년 9월 자본금 1억5000만 원으로 창립된 광주은행은 2001년 3월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1999년 지방은행 최초로 인터넷 뱅킹을 실시했고 2008년 6월에는 800억 원을 유상증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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