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노사선진화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노사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자립이라는 노동법 개정 이후 노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7월부터 시행하는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시행을 며칠 남겨두지도 않았는데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게다가 민노총은 7일 노동부를 상대로 근로시간면제 한도고시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민노총은 표결처리 자체가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면위) 활동의 법정 시한인 4월30일 자정을 넘겨 심의 의결권이 없는데도 노사추천 위원들이 고시를 강행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전에 없었던 '타임오프'를 둘러싼 노사간 새로운 갈등의 표출이다. 실제 기아자동차 노사는 이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정해진 상견례 날짜에 노사 대표가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워낙 서로 견해차가 크기 때문이다.

노조는 특근까지 거부하며 감정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누가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지 도무지 난감하다. 기존 노사갈등 해법으로는 풀기 어렵게 되어 있다. '타임오프'에 대해 노사정 모두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려 해도 방법이 없다. 단위사업장 노사가 자율적으로 원만히 타협하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노동부가 근면위를 통해 노시정 합의를 이루어 가며 시행안을 내놓아도 정치권으로 가면 도루묵이다. 때마침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었으니 노동단체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개입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이해는 간다.

하지만 선거 표밭을 의식해서 시행안을 기형적으로 만들어도 되는 지 환경노동위 소속 여야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법과 원칙은 정치권의 표밭에는 무용지물이다.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불철주야, 노심초사하며 법안을 만들어 국회로 가면 결국은 표밭과 맞물린 정치권의 논리에 본래 취지는 희석되고 만다. 때문에 공무원들은 피곤하다. 사실 국회 쪽만 바라보면 다들 신물이 난다고 한다. 수정에 수정을 더하고 더이상 정치권의 눈치보기도 지겹다. 그러니 의욕 상실증에 걸릴만도 하다.

'타임오프제' 역시 당초 근면위에서 결정된 시행안이 정치권의 입김으로 다소 뒷전으로 밀렸다. 노사발전재단에서 기금을 모아 노조전임자의 임금을 보전해 준다는 어설픈 중재에 혼동스럽기만 해졌다. 정치권이 있는한 노사선진화는 참으로 실현이 어렵다는 생각이다.

‘복수노조시대’와 ‘노조자립시대’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는 물론 노사자율에 있지만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다. ‘복수노조시대’가 ‘노조난립시대’가 되지 않고, ‘노조자립시대’가 ‘노조축소시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미래지향적이고 대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정치권이 대오각성하지 않는한 이땅에 노사선진화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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