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마땅한 국내 유동자금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가 급부상 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자체 추천 종목이나 투자자문사 자문을 바탕으로 주식이나 펀드 및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삼품에 투자해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시스템의 금융상품이다.
1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지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 규모는 27조원을 넘는 수준이었다. 이는 3월 말 21조9000억원에서 한달새 5조원 증가한 것으로 이번달 3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랩어카운트 자산규모는 2007년 9월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뒤 2008년 말 까지 9조~11조원 규모로 잠식하다 지난해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1년 6개월 사이 3배로 늘어난 것이다.
지태현 LIG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직접투자하기에는 불안하고 펀드는 수익률이 나오지 않아 대안으로 랩어카운트가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랩어카운트는 주식편입 비중이 제한된 펀드와는 달리 투자대상과 비중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불안한 국내외 금융시장과 맞물려 부동산경기 침체의 악재 속에서 자금이 몰리게 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랩어카운트는 증권사만이 다루는 상품이었으나 보험사나 은행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보험사는 지난해 말 보험업령 시행령 개정으로 랩어카운트 상품 판매와 같은 투자일임업을 시행 할 수 있게 됐고, 은행도 지난달 은행법 개정에서 겸업범위를 확대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향후 랩어카운트의 계약규모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랩어카운트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랩어카운트 취급 회사가 은행 등으로 늘어나면서 회사 간 경쟁으로 수수료가 줄어들고 있어 투자일임회사는 줄어든 수수료를 보상하기 위해 무모한 위험추구행위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랩어카운트의 부각과 투자자보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운용돼야 할 랩어카운트가 펀드매니저 임의대로 운용될 여지가 커져 투자자 피해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일대일 계약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상품에 대해 포트폴리오가 구성돼야 하지만 투자일임사가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투자자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 연구원은"고수익을 노리는 만큼 성과보수에 의존하고 있어 리스크가 크고 아직 법적으로 명확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법적책임이 애매하다"며"펀드는 분산투자의 원칙, 수익자총회 규정 등을 통해 강력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두고 있지만 랩어카운트는 일대일 맞춤계약에 의한 운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허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의 성격은 문제가 없지만 자금이 한 쪽 시장에만 갑자기 편중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금껏 공모 위주의 성장이었는데 이를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시장이 형성되는 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랩어카운트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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