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캐리트레이드자금 청산될까

달러캐리자금, 유로캐리자금으로 둔갑

김현연 기자

캐리트레이드자금(이하 캐리자금) 청산 가능성과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캐리자금과 얽혀 있는 변수가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청산 VS 재유입 VS 지속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캐리 트레이드 확산 영향과 기업 대응'이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과 남유럽의 재정위기,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근거로 캐리자금이 청산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급격한 환율변동에 따른 환리스크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PIGS 국가의 재정위기가 완화되며 유로화가 반등하면서 달러약세가 다시 나타나고, 달러캐리자금이 재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위세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유로화가 반등하면 상대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달러캐리자금이 재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PIGS 국가의 재정위기가 장기간 지속돼도 캐리자금 청산은 당분간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0년 이후 주식시장 전망’보고서에서 달러약세를 통해 수출회복과 기업실적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이 금리인상 등을 통해 달러강세로 돌아 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유럽도 남유럽 재정위기로 금리인상이 지연됨에 따라 유로화강세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09년 하반기 이후 활성화된 달러와 유로캐리가 여전히 유동성 공급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달러캐리자금, 유로캐리자금으로 둔갑


주목할 점은 달러강세에 따른 달러캐리자금 청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치된 전망을 하면서도, 유로화반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남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될 경우, 캐리자금 청산 압력이 높아질 것인지, 낮아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다.

 

이 원인은 국내 유입된 캐리자금에 대한 논란에서 시작된다. 국내 유입된 캐리자금은 달러캐리자금과 유로캐리자금으로 구분하는 데, 사실 이 자금의 대부분은 달러캐리자금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달러가 유럽자금으로 둔갑하는 이유는 유럽의 조세회피지역을 거쳐 들어오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런 의혹을 입증할 만한 사례가 국내 시장에서 일어났다. 지난 5월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한달 만에 6.4조원을 매도했다. 그 중에서 유럽자금이 4.2조원, 전체의 69.4%나 됐다. 이를 두고 유럽이 재정악화로 자금회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의아하게도 이 후 외국인의 채권매수세가 이어졌다.

 

결국 주식을 매도한 돈으로 채권을 매수했다는 것인데, 이는 캐리트레이드의 자금 방어 방법과 동일하다. 즉, 유로화 약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달러강세 상황에서 이머징 마켓의 주가는 하락 위험이 크기 때문에 매도를 한 것이고, 이 자금으로 약세를 보이는 유로화를 사들였고, 이 유로화로 안전자산에 속하는 국채를 매수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최초 달러캐리자금이 유로캐리자금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5월 한 달 동안 영국 등 유럽계 자금의 순매도 규모에서 케이만아일랜드 등 조세회피 지역 자금이 2조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도 자금의 35%에 달했다.


◆캐리자금, 유동성↑ 환율 변동 영향↑ 


이런 이유로 유로화가 반등하지 않는 한 캐리자금 청산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달러의 변화는 국내 유입된 캐리자금의 유입과 유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달러의 변화는 중요하다. 이유는 달러의 변화에 따라 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지, 채권시장으로 몰릴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외국인들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는 이머징 마켓의 주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에 이때는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주식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캐리자금의 흐름은 환율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고, 그 유동성이 과격한 성격이 있다. 또한 환율전망이 확실해지면 청산 속도가 빨라 시장에 큰 충격을 준다.

 

캐리자금의 과격한 유동성은 국내시장에도 상당한 부담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은 43조원인데, 이 가운데 캐리 자금이 10조8천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김현연 기자 khyun@jknews.co.kr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코스피 5,200 진입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 코스피 5,200 진입

국내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코스피 지수를 사상 처음으로 5,200선 위로 끌어올렸다. 미 연준의 금리 동결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와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의 새로운 고점이 열리는 모습이다.

환율, 美 재무 '엔 개입 부인'에 1,428.0원으로 반등

환율, 美 재무 '엔 개입 부인'에 1,428.0원으로 반등

원/달러 환율은 2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미 외환 당국의 엔화 개입 부인 발언 등의 영향으로 소폭 반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美 트럼프 발언에 코스피, 5,100 첫 돌파…삼전 '16만전자'

美 트럼프 발언에 코스피, 5,100 첫 돌파…삼전 '16만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화 발언 영향 등으로 한국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28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5,100선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는 ‘16만전자’를 달성하며 국내 증시의 상징적 전환점을 알렸다.

코스피 사상 첫 5000선 돌파…코스닥도 1000선 마감

코스피 사상 첫 5000선 돌파…코스닥도 1000선 마감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5.26포인트(2.73%) 급등한 5,084.8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4천204조원을 기록, 4,000포인트 돌파 당시(3천326조원)보다 무려 850조원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