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침체와 대량환매 등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펀드 인기가 떨어지면서 향방을 못 찾던 투자금이 맞춤형 종합자산관리서비스인 ‘랩어카운트’ 상품에 쏠리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자체 추천 종목이나 투자자문사 자문을 바탕으로 주식이나 펀드 및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삼품에 투자하는 1 대 1 맞춤식 자산관리서비스다.
최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의 집계자료의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 규모는 약 27조원 수준으로 3월 말 21조9000억원에서 한달 새 5조원 증가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이번 달에는 시장규모가 30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 보고 있어 1년전(13조3162억)에 비교할 때 3배가까운 급격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랩어카운트 시장의 성장은 투자자들은 직접 투자하기에는 불안하고 펀드는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대안 투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식편입 비중이 제한된 펀드와는 달리 투자대상과 비중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도 랩어카운트의 인기 비결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5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2조2000억원의 돈이 빠져나간 것을 고려하면, 결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이 랩어카운트 쪽으로 말을 갈아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그동안 랩어카운트는 증권사만이 다루는 상품이었으나 보험사나 은행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보험사는 지난해 말 보험업령 시행령 개정으로 랩어카운트 상품 판매와 같은 투자일임업을 시행 할 수 있게 됐고, 은행도 지난달 은행법 개정에서 겸업범위를 확대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랩어카운트의 시장 확대와 함께 회사간 과다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투자자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랩어카운트의 부각과 투자자보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랩어카운트 취급 회사가 은행 등으로 늘어나면서 회사 간 경쟁으로 수수료가 줄어들고 있어 투자일임회사는 줄어든 수수료를 보상하기 위해 무모한 위험추구행위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운용돼야 할 랩어카운트가 펀드매니저 임의대로 운용될 여지가 커져 투자자 피해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일대일 계약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상품에 대해 포트폴리오가 구성돼야 하지만 투자일임사가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투자자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태현 LIG증권 연구원도 이에 대해 "고수익을 노리는 만큼 성과보수에 의존하고 있어 리스크가 크고 아직 법적으로 명확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법적책임이 애매하다"며 "펀드는 분산투자의 원칙, 수익자총회 규정 등을 통해 강력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두고 있지만 랩어카운트는 일대일 맞춤계약에 의한 운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허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금의 성격은 문제가 없지만 자금이 한 쪽 시장에만 갑자기 편중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수익을 노리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랩어카운트의 투자피해 우려에도 시장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금껏 공모 위주의 시장이었는데 이를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시장이 형성되는 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랩어카운트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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