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후 각 지자체마다 후유증이 심각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뒤바뀌는 지역에서는 기존 정부 정책을 무시한 채 독자 행보를 걷겠다는 강경파도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에 추진했던 사업들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적지않은 당선자들이 취임도 하기 전에 전 단체장들이 추진하던 사업을 '유보하라'고 지시하는 행태는 보기에 안좋다.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예산의 효율성을 따져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야당 출신 지자체장들은 현 정부 정책에는 무조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물론 예견된 일이긴 하나 이 때문에 지자체 지역 주민들은 혼란 속에 갈피를 못잡고 있다. 새롭게 선출된 일부 지자체장들은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자체 행정을 빌미로 정치권의 치졸한 싸움만 드세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
대표적인 지역이 인천시다. 송영길 당선자 측은 "이번 지방선거의 민심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실패한 대북 강경정책 등 국정운영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라며 "정부는 총체적 실패로 드러난 대북 강경정책으로 대변되는 '빙하정책'을 포기하고, 전면적인 교류협력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천시는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대북 강경정책을 따를 수 없다"며 "정부가 남북교류사업 중단 지시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남북교류사업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의 첨예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또 송 당선자측은 롯데건설이 추진해온 계양산 골프장 건설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선거과정에서 만난 시민들도 골프장보다 생태·환경친화적 공원 조성을 원하고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라고 했다. 계양산 골프장은 롯데건설이 계양구 계양산 일대 사업부지 71만7천㎡에 추진 중인 골프장 건설 계획이 시의 실시계획 인가만 남겨 놓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도 문제가 불거진 지역 중 하나다. 김포시는 경전철 사업을 총괄하던 한강메트로 사업단에 대해 지난 8일 업무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전철 대신 중전철 공약을 내세운 시장 당선자의 의중을 따랐다고 한다.
경기 용인시의 경우는 용인시장 직무인수위원회가 한국외국어대 영어마을 조성사업에 딴지를 걸고 나왔다. 비용 대비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영어마을은 지난해 말 이미 공사를 시작했다. 외대가 부지를 제공했고 시는 예산 440억원을 책정해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사업이 취소되면 외대와 시공사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자체의 실상을 들여다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군단위에는 기껏 7~8명에 달하는 군의회 의원들이 있다. 이들은 군청 직원들과 한 통속이 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막대한 예산을 주무르며 안빈낙도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일과는 거리가 멀다. 새로운 일은 아예 거들 떠 보지도 않는다. 특히 이 들은 모두 동향이 같은 형님 아우 사이다. 때문에 종종 행정공백 현상도 나타나곤 한다. 굳이 선거를 통해 이들을 뽑을 이유가 없다.
한편으론 인사 잡음도 들린다. 벌써부터 당선자 캠프를 주도하던 인사들의 자리싸움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는 소리도 들린다. 시도교육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강남 등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65%도 껴안겠다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도 태스크포스(TF)팀은 전교조 일색으로 채웠다. 한국교총은 들러리 운운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두 종류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있다. 광역은 1 특별시, 6광역시, 8도, 1특별자치도가 있다. 기초자치단체는 75시, 86군, 69자치구가 있다. 중국과 같이 거대한 땅덩어리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와 같이 적은 땅에 이처럼 잘게잘게 행정단위를 쪼개서 국가를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차제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중국의 일개 성이 우리나라보다 크지만 행정단위는 더 단순하다. 물론 중국은 공산당이라는 막강한 권력기관이 지배하고 있지만 그래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4대강 개발도 그렇다. 중국으로 치면 하천에 불과하다. 예로부터 치수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돼 왔다. 물론 생태계 등 환경파괴는 있을 수 없다.
한편 지난 4월 말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는 특별시·광역시의 지방의회를 폐지하는 내용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는 특별시 및 광역시 관할구역 안에 있는 구청장은 주민이 직접 선출하고 지방의회는 설치하지 않는 대신 구청장을 포함, 해당구에서 선출된 특별시·광역시의원, 법률로 정하는 약간인을 포함해 '구정위원회'를 구성토록 했다.
하지만 현재 △현행 시·군·구 체제가 헌법상 필수적인지 여부를 비롯해 △광역자치단체 내의 기초자치단체 폐지 조치 위헌 여부 △지방자치법에서 '구'를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로 존치하면서 구의회만을 폐지하는 조치의 위헌 여부 △특별시·광역시의 구를 지방자치단체 개념에서 제외하고 구의회를 폐지하는 조치의 위헌 여부 등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개편논의야 어떻든 간에 지역살림을 맡고있는 지자체장들은 지역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을 지지해 준 표이외에 상대방을 지지해 준 지역주민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을 무시하면 안된다. 지자체장들 역시 지자체의 존재명분을 살린 소통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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