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명의 교육과학중심도시를 외쳤던 '세종시' 수정안이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표결을 통해 일장춘몽으로 매듭지을 것으로 보여, 투자에 적극 나섰던 기업들의 하반기 투자계획이 물거품 됐다.
올해 초 정부는 세종시에 9부·2처·2청의 행정부처를 이전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을 대기업과 중견기업·대학 등이 포함된 인구 50만의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으로 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외투기업·국내기업 신설시 소득·법인세 3년간 100%, 추가 2년간 50% 감면 및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지정해 기초과학연구원·융복합연구센터 등 세계 수준의 과학연구,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고려대·카이스트 등 국내외 우수대학 4~5곳도 유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자규모도 확대, 당초 8조5000억 원에서 2배 가까운 16조5000억 원으로 늘렸으며, 각 기업들과 대학 당국은 각자 계획도 발표하며 세종시 입주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정부의 세종시에 대한 신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도시 수준의 세제지원을 해나간다는 방침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요소로 작용했다.
문제는 지난 6월 초 총선을 통한 여당의 참패로 정부의 수정안이 발목 잡혔다.
게다가 여야는 21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세종시 수정법안 국회 표결 처리 문제와 4대강 사업의 적합성 등을 놓고 대립을 세우며, 이미 세종시 수정안 폐지가 불가피함을 드러냈다.
이날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은 지방선거를 통해 폐기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못 박았으며, 한나라당 친박계 유정복 의원도 "세종시 수정안 추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원안대로 추진하면서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가 더 현실적"이라고 원안 고수 입장을 보였다.
이에 한나라당 장관근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가 마치 정부나 여당, 대통령이 추진한 모든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판을 받았기 때문에 계속 추진하는 것은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박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발전안(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다면 원안대로 추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원안 는)원점에서 재검토해야지 이 시점에서 플러스 알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들은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특히 삼성은 미래 먹거리를 세종시에 걸었다. 세종시에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바이오 헬스케어, LED(발광다이오드) 등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투자규모도 2조500억에 달하며, 1만5천800여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해 지역 내 주민들에게도 큰 기대를 모았다.
한화그룹은 신수종으로 키우고자 하는 태양광 사업 등에 1조 3천270억원 투자를 계획했으며, 웅진은 웅진 에너지의 태양광 잉곳,웨이퍼 3공장과 시스템 공장·웅진 코웨이의 환경가전 공장과 물류 교육센터·웅진 케미컬의 첨단 소재 공장 등에 9천억 원 투자를, 롯데그룹은 식품 바이오 연구소 설립에 1천억 원 투자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수정안 철회시 기업들의 세종시 투자 철회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삼성·한화·웅진·롯데 등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기업들은 "현재 국회에서 처리되는 상황을 보고나서 결정할 계획이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투자 계획 수정은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21일 삼성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대비해 기존 공장 여유 용지나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체 용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화그룹은 원안대로 돌아간다면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며, 롯데그룹도 세종시에 입주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웅진그룹은 대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윤석금 웅진 회장은 최근 "(세종시 입주계획이) 늦춰져 대안을 세워야 한다면 내년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세종시에 2020년까지 6012억 원을 투자해 연구소와 대학원, 산학협력단, 외국인학교 등이 들어가는 연구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던 고려대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1일 고려대 관계자는 "세종시에 대한 도시 개념이 바뀌기에 우리 역시 투자계획 수정은 불가피하다. 재단 법인과 의논해야 할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은 22-23일 양일간 수원 삼성전자에서 '하반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유럽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의 변화에 대한 대책과 지방선거 결과로 인한 세종시 투자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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