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액면가 미만 발행 제한제, 상장사 특례 적용되나 안되나

장욱 박사 ·전상격 교수 ‘상장사 특례 허용’ 제안

김현연 기자

2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증권발행가격 규제의 문제점과 제도개선연구'에서 제안한 액면가미만 발행제안제도 개선안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일부 사실이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사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공동저자인 장욱 연구위원도 특례 조항이 인정하는 범위 해석을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법 해석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장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전화통화에서 “액면미만 발행제한 제도는 단기적으로 우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상장기업에 대해 예외를 허용하는 특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발간된 한양대 전상격 교수와 함께 쓴 '증권발행가격 규제의 문제점과 제도개선연구' 보고서에서도 액면가미만 발행제한 제도가 무상감자를 통해 회피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손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단기적으로는 상장법인에 대해 예외를 허용하는 특례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상법을 개정해 무액면주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오화세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 사무관은 24일 전화통화에서 “자본시장법 165조 8에 의해 상장법인에 한해서 특례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로선 조항 자체가 있다는 정도로만 말할 수 있고, 보고서와 관련해서 여러 사안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장 연구위원도 이에 대해 “특례 조항이 있는 것은 현재 확인했지만 실제로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기업의 범위에 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전상격 교수와 이 부분에 대해 검토한 후 견해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제165조의8(액면미달발행의 특례) ① 주권상장법인은 「상법」 제417조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인가 없이 같은 법 제434조에 따른 주주총회의 결의만으로 주식을 액면미달의 가액으로 발행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법인이 같은 법 제455조제2항에 따른 상각(償却)을 완료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액면미달의 가액으로 발행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어 ‘② 제1항에 따른 주주총회의 결의에서는 주식의 최저발행가액을 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최저발행가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산정한 가격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법의 해석을 놓고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2월 3일 신설된 이 조항은 기업이 실제 활용하기에 문제가 있어 활용 빈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 사무관은 “특례조항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이 이를 활용하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며 “자본시장연구원의 지적이 있었던 만큼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기업들이 액면미만 발행제한 제도를 명목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무상감자절차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액면미만 발행제한 제도 회피목적으로 발생하는 무상감자가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24일 장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상감자는 단지 환산단위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며 “불필요한 무상감자과정에서 자본조달이 지연되고,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손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는 자본조달 소요시간, 주가 변동성으로 인한 손실이 시장가치의 25%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실적부진, 사업상 손실 등의 이유로 자본잠식이 일어난 기업들은 일단 무상감자를 통해 주가를 액면가 이상으로 올리면서 액면미만 발행제한 제도를 회피하고,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시장에서 자본을 끌어온다. 사실상 액면미만 발행제한 제도와 무상감자, 두 제도가 퇴출기업과 갱생기업을 구분해 내는 시장통제장치로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무상감자를 실시한 173개 상장기업 중 유상증자와 채무증권 발행 등 증시를 통해 자본조달을 수행한 기업이 158개 사로 90%를 넘었다. 장 연구위원은 며 “감자절차가 시장통제장치로서 작동한다면 회생 가능한 건실한 기업은 쉽게 감자절차를 완료하고, 반대로 퇴출돼야 할 기업은 감자과정에서 곤경을 격어야 하지만 두 경우의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감자절차가 시장통제장치로서 기능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무상감자제도와 이를 유도하는 액면미만 발행제한 제도는 유효성이 부족하고 사회적 비용만 과다하다며 제도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장 연구위원은 “액면미만 발행제한 제도는 단기적으로 우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상장기업에 대해 시가발행제도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 상법 개정을 통해 전 기업에 대해 무액면주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도개선 가능성에 대해서 장 연구위원은 “상법 개정은 여러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좌절됐다”며 “우선 자본시장법에서 가격 모니터링과 관리감독심사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상장법인에 특례를 적용하는 것을 금융위원회에 제안하고, 궁극적으로 금융위원회가 협의를 거쳐 상법개정을 법무부에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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