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불합치 결정과 국회의 법 개정 지연으로 지난 1일부터 야간 옥외집회가 전면 허용되고 있다. 1일 하루 서울 89건 등 전국적으로 150여건이 신고됐지만 실제로는 6건만 열렸다. 이번 달에만 전국에서 3500건의 야간집회가 신고돼 있다.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미리 장소를 선점한 '유령 집회'로 경찰은 보고 있다.
기업체가 노조나 회사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집회를 막기 위해 장소를 선점하거나 자녀의 학교 주변 집회를 우려한 학부모들의 집회 신고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서울 강남·서초 지역의 7월중 야간집회 신고내역을 보면 서초 지역에는 지난달 23일 현재 모두 10개의 단체가 주최하는 196건의 집회가 신고됐다고 한다.
이 가운데 양재고 학부모회가 신고한 '학습권 보호를 위한 집회' 4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192건은 모두 기업이 신고한 집회였다는 것. 강남 지역 역시 지난 1일 현재 신고된 야간집회 87건이 모두 '유령 집회'라는 것이 경찰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7월1일부터 23일까지 하루 종일 양재동 본사 앞에서 '교통질서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삼성전자도 1일부터 23일까지 '근무환경보호 집회'를 서초동 본사 앞에서 열겠다고 이미 신고한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환경정화 결의대회'라는 이름으로, 또 GS그룹의 서브원은 '회사발전 결의대회'라는 이름으로 역삼동 GS타워 앞에서 하루 종일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해 놓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사와 본점, 무역점 역시 '건전 상거래 결의대회' 등을 이유로 회사 주변을 선점했다. 현행법은 신고한 집회를 열지 않을 경우 경찰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유령집회가 난무하는 까닭이다.
기업 등에 항의할 일이 생겨도 집회신고조차 제대로 못 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여전히 침해받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유령 집회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어렵게 얻은 국민의 기본권이 물리적인 이유로 제약받아서는 안된다.
다만 무분별한 집회 때문에 치안공백이 생겨나서도 안된다. 아직 불상사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집회 주최측이나 경찰 모두 조심스런 입장이어서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게다가 야간시위를 금지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5년 간 법정기한을 넘긴 사건이 2278건에 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야간시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언제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야간집회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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