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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문화비평>亞 국제결혼 ‘카오스’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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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 최초의 국제결혼은 가야 시조인 김수로와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이란 삼국유사 기록이 전해져 온다. 제주에서는 삼성혈에서 나온 고·양·부 삼성이 벽랑국 세 공주와 혼인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우리나라는 순혈주의와 민족주의 성향이 두드러져 국제결혼에 대해 배타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유색인종과의 결혼을 극도로 꺼리는 등 인종적 편견까지 겹치면서 긍정보다는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산업화와 인구의 도시집중, 서비스산업의 발달은 도농간 불균형을 가져왔고 변덕스러운 인구정책이 성비 불균형을 초래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농촌에는 장가가고 싶어도 짝이 없어 홀로 노부모를 공양하다 늙어가는 ‘농촌총각’이 늘어갔다. 대안으로 신붓감을 찾기 위해 국제결혼에 눈을 돌리게 됐다.

우리나라 인구학적 동태의 선행지수라고 할 만한 일본을 보자. 일본에서 농촌총각 국제결혼이 본격화된 것은 1985년 야마가카현이 필리핀 여성을 신붓감으로 맞이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후 민간에서 국제결혼을 비즈니스로 발전시켰다.

민간 손에 넘어가자 돈벌이에 급급해 무리한 신부공급이 이뤄졌고 필리핀 정부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얼마 전 태국에서 한국남자와 결혼을 일시적으로 금지시켰던 것과 같은 이유다. 1993년에는 중국도 같은 이유로 일본인과 국제결혼을 금지하는 등 문제가 있었지만 민간의 국제결혼 비즈니스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우리나라도 90년대 들어 외국인 신붓감을 찾기 시작하는데, 강한 순혈주의와 언어문제로 인해 연변 조선족이 주요 대상이 됐다. 그러나 동일 언어에 따른 원활한 소통은 처음엔 장점이었지만 서서히 단점이 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가출과 위장결혼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신붓감으로서 연변 처녀는 더 이상 매력이 없었다.

대신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인과 국제결혼이 늘었다. 여기에 우후죽순처럼 생긴 국제결혼중개업체의 난립으로 2000년대 중반에 국제결혼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제는 농촌총각뿐 아니라 도심의 재혼자, 황혼이혼자들까지 외국인 신붓감을 찾고 있어 연간 혼인건수의10%는 국제결혼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도 신붓감 수입에 나섰다. 요즘 중국여성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웃는 것 보다 벤츠를 타고 울겠다’는 입장이어서 경제력이 약한 남성들이 대안을 국제결혼에서 찾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인구정책이 남아선호를 부추겨 10년 뒤엔 약 2400만명의 총각이 신붓감이 없을 것이란 무시무시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의 국제결혼이 대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바짝 마른 스펀지 같은 중국이 신붓감을 ‘싹쓸이’할 가능성 때문이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등은 현재보다 더욱 멀리서 외국 신붓감을 찾아야 한다. 이는 결국 비용부담으로 이어지고 가계를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늘어나는 인종과 종교 등으로 갈등요인이 증가하고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를 허약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제결혼 비즈니스에 대한 대대적인 정화와 손질이 필요하다. 국제결혼정보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인신매매성 결혼을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그리고 ‘신부의 모국’에서 안심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 행정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혼란의 시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글ㅣ유성호 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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