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지급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후유증이 걱정이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채권시장이다. 안정성 면에서 거의 국고채급으로 평가됐던 지방채, 공사채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기면서 불안감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거래가 실종돼 지방채 금리가 하루만에 4bp 이상 급등했다.
증권사 등의 기관들도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지자체의 개발공사채의 경우 금리도 좋고 신뢰도도 높아 인기가 높았으나 성남의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괜찮은 건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불똥이 직접적으로 튈 곳은 지역개발공사채다. 지자체의 지급보증 의무가 명시되지 않은데다 개발공사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방채 쪽으로 눈을 돌리던 트렌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이다.
은행권도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성남시의 시금고를 맡고 있는 농협은 자체 시스템을 통해 다른 지자체의 금고 동향을 살피고 있다. 재정운영을 통해 예대마진을 얻고 지자체에 출연금과 협력금도 내는 시금고로서 금고에서 돈이 다 빠져나가면 굴릴 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시금고 운영에서 별다른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시금고 자체를 중단할 지 우려된다.
금융시장 상황이 이런데도 성남시와 국토부, LH공사는 책임소재를 놓고 설전이 한창이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 모라토리엄 선언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며 “올해 안에 최소금액인 350억원만 LH공사에 갚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치적 의도가 반영됐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성남시가 의도적으로 차입금 규모를 부풀린 배경, 관련기관과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 등을 ‘정치적 의도’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성남시장은 한 언론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장 채무이행기간이 돌아왔는데 줄 돈이 없으니 지급유예가 아니고 뭐냐”며 일축했다. 성남시장은 한 걸음 더 나가 “판교신도시를 지으면서 국토부와 LH공사가 특별회계예산 전용을 방조하고 묵인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관계기관에 책임이 있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원만한 해결책이 없을 경우 관계기관은 차입금 지급을 독촉할 것이고, 성남시가 계속 응하지 않으면 결국 행정소송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싸움도 예상된다. 야권의 지지로 당선된 지자체장이 성남시의 사례를 본받을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혈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 지자체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단순히 재정운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복선이 깔린 것이라면 결국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된다. 빚으로 빚을 갚겠다는 성남시장의 발상이나 행정소송으로 돈을 받아내겠다는 관계기관의 발상 모두 국민의 눈에는 볼썽사납다.
이전투구하는 동안 피해는 결국 국민이 입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 너무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과연 국민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사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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